文 "가짜뉴스같다" "성완종 메모로 유죄냐" "기막히다" "염치체면없다"
洪 "위키리크스발" "성완종 왜 사면했나" "거짓말말라" "12년전 반성"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는 23일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의 수사를 중단시켰다는 '일심회 간첩단 사건'을 거론, "관련자 중 386 운동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진영 사람이 많아서 수사를 못 하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첫 주최한 5개 주요정당 대선후보 초청 KBS 생방송 TV토론에서 홍준표 후보는 "2006년 10월 일심회 간첩단 사건이 있었는데 국정원에서 조사해 검찰로 넘긴 사건이다. 국정원이 조사해 검찰로 넘긴 사건"이라고 문재인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김승규 당시 국정원장이 7개 그룹을 조사하다가 1개 그룹만 (적발된 게) 일심회 간첩단 사건이다. 6개를 추가 수사하려고 하니까 문 후보 측의 386들이 많이 걸려있었다. 일부는 북으로 A4 용지로 수십만 장 넘어갔다고 해.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원장을 불러 '그만두라'고 해서 그만뒀다. 이걸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가 미국 정부에 보고한 사건이 있었다고 (2012년) 위키리크스에 폭로됐다"며 이같이 질문했다.

문 후보는 일단 "참여정부는 검찰 수사에 관여·통제한 적 없다"고 부인했고, 홍 후보는 "검찰 수사가 아니라 국정원 수사다. 국정원이 수사해 검찰에 송치한 사건인데 김승규 전 원장은 이 사건으로 국정원장에서 쫓겨났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 사실로 나온다"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문 후보는 "그야말로 가짜뉴스"라고 거듭 부인했으나, 홍 후보가 출처를 재차 거론하며 추궁하자 "성완종 회장 메모에 나온 홍 후보는 유죄냐"고 화제를 돌리려고 했다.

   
▲ 23일 밤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5개 주요정당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왼쪽)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질문하고 있다./사진=KBS 방송 캡처


홍 후보는 "갑자기 그런 식으로 공격한다"며 "그러면 성완종 회장 사면은 왜 문 후보가 두 번이나 해줬나. 맨입으로 해줬나. 한 정부에서 두 번이나 (사면을) 해 줬는데 난 성완종이를 모른다. 두 번이나 해 줄 때 맨입으로 해줬나"라고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문 후보는 답변하지 못한 채 "하하하" 웃었고, 홍 후보가 "두 번이나 왜 해줬나. 맨입으로 해줬나"라고 캐묻자 "기가 막힌다"고 했다. "왜 기가 막힌가. 또 거짓말하실 거냐"는 추궁이 이어지자 문 후보는 "그만 하시죠"라고 즉답을 피했다. 

홍 후보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하니까 그렇다. 지도자는 어떤 상황이 와도 거짓말하면 안 된다. 지금도 (일심회 사건을) 얼버무리려고 한다"고 압박했다.

문 후보는 "그런 말씀할 자격이 제일 없는 게 홍 후보다. 다들 (과거 지인들의 성폭행 모의에 대한 방조 논란으로) 사퇴하라고 하지 않느냐. 어떤 염치와 체면으로 그런 얘기를 하느냐"라고 거듭 화제를 돌렸다.

홍 후보는 "문 후보는 천주교 믿지 않나. 신부님 앞에 가서 고해성사를 한다고 하면 죽을 죄도 용서한다는데, 45년 전 제가 18살 때 일을 스스로 12년 전 책에 밝히고 용서를 구했다"며 "(성폭행 모의를) 제가 한 것도 아니고 친구가 한 걸 말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고 공개한 지 12년이 지났는데 대선이 되니까 그것도 검증한대서 내가 사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걸 또 물으면 어떡하나. 그런 식으로 얼버무리지 말라"며 "성완종 사면할 때 맨입으로 하셨나"라고 파고들었다.

문 후보가 "그야말로 유치한 토론 태도"라고 답변을 피하자 홍 후보는 "유치한 건 (문 후보가) 안철수(국민의당 후보)랑 토론할 때 유치한 거였다"고 맞받았다.

한편 홍 후보와의 설전에 앞서 문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이른바 '안철수 MB 아바타' 논란, '안철수는 갑철수' 문재인 캠프 댓글부대 동원 논란, 문 후보 측의 안 후보 딸 재산공개 검증공세 후 침묵, 사드 배치 입장 변경 요건 등을 둘러싸고 잇따라 입씨름을 벌였다.

홍 후보는 두 후보의 토론을 지켜본 뒤 "초등학생 감정싸움인지 대통령후보 토론인지 알 길이 없어 참 안타깝다"고 쏘아붙였다. 사드 배치 '불가피론'을 펴는 안 후보에게는 "지도자는 상황을 이끌어가는 게 지도자이지, 상황을 따라가는 건 지도자가 아니다.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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