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최순실씨와 조카 장시호씨가 24일 법정에서 '최씨 집에서 총수독대 문건을 봤다', '삼성동 사저돈 귓속말로 전했다'는 장씨의 증언을 놓고 "완전 거짓말", "말로 지시하셨지 펜으로 한 건 없다"며 설전을 벌였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의 '삼성뇌물' 사건 재판에서 특검 및 최씨 변호인측 증인신문이 끝나자 피고인 최씨와 증인 장씨가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인 것이다.

최씨는 '영재센터와 관련해 최씨 안방에서 장씨가 박 전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 간의 독대 일정표를 봤다'는 장씨의 증언에 "완전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장씨는 "영재센터 소개서를 만들라는 것에 종이가 하나 딸려 들어왔다. 대기업 명단과 삼성 240억이 써 있었고 한화는 8억인가 13억이 적혀 있었다. 영재센터 직원과 '삼성은 이렇게 많이 내는데 한화는 조금이냐'고 말했다"면서 "그런걸 다시 봤기 때문에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씨는 영재센터에 대해 "사인이나 결제한 것도 없다"며 '최씨가 영재센터에 여러 번 다녀갔다'는 장씨 증언에 "이사간 곳인가 한 번 밖에 안 간 것 같고 사무실 짐도 증인이 옮겼다"며 전면 부인했다.

이에 장씨는 "말로 하셨지 펜으로 한 건 없다"며 "캠프를 어떻게 운영하라고 하고 기획을 잡아줬다"고 반박했다.

   
▲ 최순실씨와 조카 장시호씨가 24일 법정에서 설전을 벌였다./사진=연합뉴스

또한 최씨는 장씨의 '삼성동 사저 돈으로 정유라 모자를 키워달라'는 증언에 "그때 검사와 조사관이 다 있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상황이 안 됐다"며 "삼성동 사저 돈 문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진술했다.

특검은 이날 재판에서 이와 관련 "최씨가 물을 달라고 해 검사를 따돌린 뒤 장씨에게 귓속말로 박 대통령 사저의 숨겨둔 돈을 언급하며 딸과 손자를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이에 "(장씨가) 사실이 아닌걸 너무 폭로성으로 하니까 당황스럽고 당혹스럽다"며 "어떻게 재판에 임해야 할지 조카와 이모 사이에 당황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퇴임 후 거처로 최씨가 한남동 유엔빌리지를 알아봤다'는 장씨 주장에 대해 최씨는 "내가 이사를 가려고 본 건데 그걸 왜 사저와 연결하느냐"면서 "내곡동 집도 이번에 신문보고 처음 알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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