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이보세요'라니 버릇없다…중수부 기록 허위면 고발하라"
文 "터무니없는 얘기때문, 돌아가신 대통령 욕보여"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가 25일 TV토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여부 재차 추궁하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부인을 거듭했다. 

양측이 공방을 벌이던 중 문재인 후보 쪽에서 먼저 "이보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홍준표 후보가 "왜 이렇게 버릇없이 해요"라면서 고성과 언쟁을 주고 받기도 했다.

이날 오후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가 공동 주최한 대선후보 4차 토론회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먼저 문재인 후보를 향해 "지난번 노무현 전 대통령 640만달러 얘기를 할 때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받은 게 아니고 가족이 받았다'고 말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노 전 대통령 관련 여부는 돌아가셨으니 차치하더라도 가족이 직접 받았으면 재수사해야 하지 않느냐"라며 "640만달러는 뇌물이니까 환수해야 할 것 아니냐"고 포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그게 뇌물이 되려면 적어도 노 대통령이 직접 받았거나 노 대통령의 뜻에 의해 받았어야 하는 것"이라며 "법률가 아니냐"고 맞받았다. 

   
▲ 25일 오후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가 공동 주최한 대선후보 4차 토론회에서는 (왼쪽부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달러 뇌물수수 여부를 놓고 언쟁을 벌였다./사진=JTBC 방송 캡처


홍 후보는 "그때 수사기록을 보면 당시 중앙수사부장의 말은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돈을 요구했다'고 돼 있다"고 압박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말을 자르며 "이보세요! 제가 조사 때 입회한 변호사입니다"라며 언성을 높였고 홍 후보도 "아니, 말씀을 왜 그렇게 버릇없이 해요. '이보세요'라니"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문 후보가 "그렇게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니까"라고 반응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사회자인 손석희 JTBC 보도국 사장이 "첫 주도권 토론을 정책 검증으로 하기로 했다"며 제지했다. 

홍 후보는 이에 "사법정책에 관한 문제"라며 "이것 마저 하고 (정책검증을) 하겠다"고 그치지 않았다.

그는 "문 후보가 참 점잖은 분인 줄 알았는데, 지난번에 두 번이나 '책임질 수 있느냐'고 협박하더니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고소했다"며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국민을 상대로 막 고소하고 자기한테 불리하게 나오면 협박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어쩌려고 하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가족이 받았으면 뇌물죄가 안 되느냐. 대통령을 보고 준 건데"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그 사건에 관련됐다는 아무런 증거를 검찰이 갖고 있지 않았다. 방금 중수부장 조서라는 건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고 치부했다.

홍 후보는 "그럼 (노 전 대통령은) 왜 돌아가셨느냐"라며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 어떻게 저런 분이, 대통령이 되면 국민들을 얼마나…"라고 혀를 찼다.

문 후보가 "기본적으로 사실관계를 허위를 늘어놓고 그 전제하에 질문한다"고 주장하자 홍 후보는 "허위를 늘어놨으면 저도 고발하면 될 것 아니냐. 고발하세요. 참나"라고 맞받았다.

문 후보는 법적 조치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돌아가신 고인 대통령을 그렇게 욕을 보이나"라고 쏘아붙였으나, 홍 후보는 "욕보이는 거 아니죠"라고 받아 넘겼다. 양측의 언쟁은 손석희 사장이 재차 개입하면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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