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천억대 횡령·배임 의혹' 강덕수 전 STX 회장 소환

 
정관계 로비 의혹 묻는 질문에 "그런 일 할 시간 없다"
 
수천억원대의 횡령·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 강덕수(64) 전 STX그룹 회장이 4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했다.
 
   
▲ 검찰로부터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통보를 받은 강덕수 전 STX회장. 그룹의 공중분해에 이어 검찰수사까지 받게됐다./뉴시스
 
강덕수 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뒤 취재진으로부터 '횡령, 배임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정관계 로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저는 전혀 그런 일을 할 시간이 없다"며 부인했다.
 
강 전 회장은 STX중공업의 자금으로 재정난에 빠진 계열사의 기업어음(CP)을 매입하거나 연대보증 등을 지시해 회사에 수천억원대 손실을 끼치고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횡령 자금 일부가 정·관계 로비로 사용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광범위한 압수물 분석과 계좌추적 등을 통해 강 전 회장과 주변 측근들에 대한 자금 흐름을 집중 분석했으며 거액의 회삿돈이 유입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강 전 회장의 배임, 횡령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회사 경영에 깊이 관여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경영본부장, 재무담당 고위 임원 등 전·현직 회사 임직원을 여러차례 불러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STX중공업으로부터 강 전 회장 등 전 경영진 5명에 대한 수사의뢰를 받고 지난 2월17일 강 전 회장의 자택과 ㈜STX, STX조선해양, 팬오션, STX중공업, STX건설, STX에너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까지 강 전 회장을 상대로 강도높게 조사한 뒤 강 전 회장에 대한 재소환 또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