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빅터 차 미국 CSIS 한국석좌는 25일(현지시간) "현 시점에서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햇볕정책을 재개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아시아·태평양 전략'을 주제로 열린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한 빅터 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대북관여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그럴 시점이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차 석좌는 차기 한국 정부에 대해 "대북관여 또는 햇볕정책을 재개하는 이념적 방종(ideological indulgence)을 부릴 여유가 없다"며 "예를 들어 북한이 6차 핵실험 등 추가도발을 강행한 이후가 될 수도 있는 5월10일 한국의 새 대통령이 개성공단 재가동을 선언한다면 이는 결코 현명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 중국과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결과적으로 한국의 전략적 입지만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차 석좌는 개성공단 재가동과 관련한 미국 입장에 대해 "남북 상호 간의 관여를 반대하지 않지만 효과를 발휘하려면 그런 대북관여 정책은 전략적인 대화 및 비핵화에 관한 한미 간 조율을 토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이어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늦출 것임을 보여주는 어떤 것도 없다"며 "한국의 대선을 고려하면 오히려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특히 차 석좌는 "아무리 안 좋은 모든 상황에서도 희망은 있다"면서 "바람직한 대북대응책은 한미 공조와 한미일 3각 협력, 한국의 대중(對中) 경제의존도 축소 및 한미 에너지협력 강화"라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5월9일 대선을 통해 선출될 한국의 차기 정부와 미국 정부 간 긴밀한 정책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며 "한 구성원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대응하는 이른바 '집단안보'를 구축하는 한미일 3각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빅터 차 미국 CSIS 한국석좌는 25일 "현 시점에서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햇볕정책을 재개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차 석좌는 중국의 한국에 대한 사드 경제보복과 관련해 한국의 대중의존도 축소를 해답으로 제시했다.

차 석좌는 "중국은 한국에 대한 사드보복을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이라며 "최소한 1개 분기 또는 2개 분기는 더 계속될 것인데 이렇게 되면 한국의 사업과 관광이 더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 석좌는 "중국의 이런 보복 조치는 한미 양국에 한국의 대중 경제의존도 축소에 관한 전략적 사고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미국이 현재 에너지 혁명을 추진 중이고 수출제한도 해제하고 있는데 한미 양국은 양국 간의 에너지 파트너십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한국의 대중국, 대중동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차 석좌는 중국 역할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차 석좌는 "중국은 분명히 북한을 멈추게 할 해결책의 일부이긴 하지만 동시에 문제의 일부"라면서 "중국이 비록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다고 하더라도 중국은 여전히 북한 대외무역의 85%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이와 관련해 "중국의 대북압박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대북압박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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