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린 이사회에서 지주회사 전환 중단 결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지주회사 전환은 사업 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경쟁 역량 분산 등으로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

   
▲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전면 무산됐다. 삼성전자는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중단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전면 무산됐다. 삼성전자는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중단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공시를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 회사 성장 및 주주 가치 최적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번 이사회 결의는 지주회사 전환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공시 이후 외부 전문가들과 법률, 재무, 세재 등 다양한 측면에서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 왔다. 그 결과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들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문제점이 삼성전자와 계열 회사의 보유 지분을 정리하는 일이다. 지분 정리시 각 회사의 이사회와 주주들의 동의가 필수적인 까닭에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법)과 보험업법 규정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법 규정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경우 현재 금융 계열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량 매각이 필요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삼성전자 주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 없이도 현재의 구조로 충분히 성장이 가능하고, 주주 가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의 사업 구조는 스마트폰, TV 등 세트 사업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안정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이처럼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경기 침체 시에도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함은 물론 기술과 설비 등에 선제 투자를 가능하게 해 꾸준한 성장을 유지하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재계는 대선 정국에서 상법개정안, 공정거래법개정안 등이 추진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 개혁 방안으로 꼽히는 이 같은 법안이 꾸준히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상황인 만큼 삼성전자도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결국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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