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언론 버팀목 인터넷신문 강조…인신협 70개 회원사 대선인터뷰 대성황
[미디어펜=김소정·정광성·이해정 기자]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초청해 2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대선후보 릴레이 인터뷰에는 70여개 회원사 소속 150여명의 취재기자들이 몰려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였다.

‘제19대 대통령후보 초청 릴레이 인터뷰-걱정말아요 대한민국-위기, 희망, 안정, 소통, 미래를 묻다’ 주제로 열린 이날 문 후보의 인터뷰는 문 후보의 페이스북에서 생중계된 것은 물론 수십여개의 회원사들이 생중계로 방영했다. 

문 후보에 대한 첫째 ‘희망’을 키워드로 한 질문은 서민들에 대한 주택정책을 묻는 것이었다. 문 후보는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변호사가 됐지만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고 인권변호사가 됐다”고 자신의 지난 삶을 간단하게 설명하며 “불평등 불공정의 폐해를 대물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주택을 소유의 개념에서 주거의 개념으로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자가보유 비율이 50%밖에 안되므로 주택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은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이어져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문 후보는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늘리는 것이 정책의 기본 방향”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1인가구가 많이지는 등 다양해진 가구 특성마다 맞춤형이 필요하다. 그것도 새로운 주택 건설이 아니라 기존 주택을 용도면에서 공공주택으로 전환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 ‘위기’를 키워드로 미세먼지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전환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국내 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석탄화력발전소이므로 원전처럼 이것을 대체해야 한다”며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유차도 대폭 줄여나가겠다”며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인 중국과 앞으로 한중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 덧붙였다.

‘안정’을 위한 사회 양극화 문제와 관련해서 문 후보는 “양극화를 해결하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은 좋은 일자리 만드는 것”이라며 “민간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맞지만 지금까지 실패해왔다. 이젠 정부가 나서 민간 일자리의 마중물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또 “법정 노동시간과 휴가를 준수하는 것만으로도 50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며 “중소기업 고용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중소기업이 2명의 정규직을 채용하면 세 번째는 정부가 3년간 임금 전액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소통’을 위해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공약으로 건 문 후보에게 이어진 다음 질문은 ‘광화문에서 시민들과 소주 한잔 약속을 지킬 것’인지였다. 문 후보는 “한식 된장찌개에 소주나 막걸리를 좋아한다”며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정부청사에서 집무를 하겠다고 하니 다들 경호 문제를 걱정하는데 세계 여러 국가들의 대통령 경호는 경호실이 아니라 경찰청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미국 백악관도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된 구조이다. 출퇴근 때 신호등만 조절하면 도로 주행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며 “미리 예고만 하면 퇴근 때 남대문에 들러서 상인이나 데이트 중인 젊은이들과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초청해 2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대선후보 릴레이 인터뷰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사)한국인터넷신문협회


마지막 ‘미래’ 키워드로 인터넷신문 환경 개선을 묻는 질문에 문 후보는 “인터넷신문을 독자적인 산업으로 다루는 것이 옳겠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식으로 법체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한 상황에서도 인터넷신문이 종이신문과 똑같은 규제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한 것으로 문 후보는 “여전히 인터넷신문들이 신문법 규제를 받다보니 종이신문과 똑같은 환경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 후보는 “아시다시피 (지난) 언론환경이 우리 야당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언론환경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는데 제도권 언론에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그나마 우리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 매체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그동안 제도권 언론의 불공정함에 대해 보완적 역할을 해주시고 공정성 회복에 힘써준 인터넷신문들에게 감사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가 끝난 뒤 문 후보는 모든 테이블을 돌면서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마지막 소감을 밝힐 때에는 “오늘 여러 인터넷신문과 합동으로 인터뷰를 한다고 해서 긴장도 했다”며 “고마운 자리였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많은 취재진이 모여 있는 취재현장에 처음 들어서면서 문 후보 자신도 놀랐고, 캠프 측도 감동했다는 후일담도 전해졌다.

문 후보는 이날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로 세종대왕을 꼽은 것과 관련해 “세종대왕에 대해 참으로 놀라운 것은 그 시절에 국민들에게 공평한 조세제도를 만드셨다는 점”이라며 “국민에게 유익한 제도를 만들면서도 임금으로서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이 아니라 무려 5개월동안 17만명 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이렇게 많은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서 공평한 조세제도를 만든 것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여론조사로 꼽힐 것”이라면서 “그렇게 국민과 소통하고, 눈 맞추고, 그 속에서 국민의 아픔과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제가 꼭 하고 싶다”며 대선에 도전하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