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최용수 감독 "초췌한 도련님 모습, 모두 바라지 않을 것"

 
최용수(40) FC서울 감독이 '부잣집 도련님'의 부활을 예고했다. 전북현대를 제물삼아 상승세를 타겠다는 뜻이다.
 
최 감독은 4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6라운드 전북전 미디어데이에서 "최강희 전북 감독이 제게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는데 요즘 그 도련님이 초췌해져가고 있다. 전북전을 시작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프로축구 뉴시스 자료사진
 
선수 구성·전술 등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 중인 서울은 시즌 초반에 고전하고 있다. 정규리그 5라운드까지 소화하며 113(승점 4)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6라운드에서 전북과 만났다. 위기인 동시에 기회다. 올 시즌 우승후보 1순위인 전북을 잡는다면 단숨에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
 
최 감독 개인적으로 갚아야 할 빚도 있다.
 
최강희(55) 전북 감독은 지난달 3일 개최된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모든 팀들이 전북을 1강으로 꼽고 있는데 그 근원에 최 감독이 있었다. (서울 같이 좋은 팀에 있는)부잣집 도련님의 넋두리라고 하기에는 엄살이 심한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당시 '봉동이장'의 화술에 놀라 고개를 들지 못했던 최 감독은 그라운드로 무대를 옮겨 설욕에 도전한다.
최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최강희 감독이 어떤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제 캐릭터를 보면 부잣집 도련님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아마도 서울에서 선수·코치·지도자로 생활하고 있는 제게 좋은 뜻에서 그런 표현을 하신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최근 서울의 성적이 좋지 않다. 부잣집 도련님이 점점 초췌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도련님의 이런 초라한 모습은 모두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3월에는 부진했지만 4월에는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겠다. 전북전이 그 시작이다"고 필승 의지를 나타냈다.
 
전북은 올 시즌 더블 스쿼드를 사용하고 있다. 그만큼 선수 구성이 화려하다. 최 감독은 "전북은 양 측면 그리고 최전방 등에 상당히 위협적인 선수들이 많다. 선수 개개인이 모두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는 팀"이라며 "저희 선수들도 전북의 스쿼드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상대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저희가 가진 장점들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전북의 간판 스트라이커 이동국(35)은 지난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2014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오른발을 밟혀 부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서울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 감독은 "광저우전에서 이동국이 보여준 부상 투혼은 정말 놀라웠다. 팀을 위해 자신의 고통을 끝까지 참아냈다""다만 서울전에 이동국이 결장할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방심하지 않고 준비하겠다. 이동국은 그만큼 위협적인 존재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데얀(33·장수 세인티)의 공백이 크게 드러나고 있는 공격에 대해 최 감독은 "데얀이 빠지고 난 뒤 선수들이 득점 찬스에서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누가 됐든 기회를 잡으면 자신감 넘친 플레이를 하길 바란다. 부담감을 버리고 오히려 더 과감하게 슈팅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선수 대표로 참석한 고요한(26)과 윤일록(22)"강팀 전북을 상대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좋은 경기를 하겠다. 홈경기인 만큼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