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전자 주가와 코스피가 연일 신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코스피 시총의 약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선전에 다수 종목들의 하락세가 가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치 경신 퍼레이드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23분 삼성전자 주가는 225만 7000원까지 상승하며 장중 최고가를 다시 썼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종가 기준으로도 연일 신기록을 수립 중이다.

   
▲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선전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편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선전은 코스피지수 전체의 상승세로 연결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코스피 상장종목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상승하면 함께 오르는 종목들이 존재하고, 이들 종목에 의해 ‘대세’가 형성되면 코스피 전체를 견인하는 효과가 나는 셈이다.

문제는 코스피에 상장된 모든 종목이 삼성전자와 ‘동기화’ 돼있지는 않다는 데 있다. 일례로 지난 27일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공시와 함께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 시행을 공시하자 주가는 220만원을 돌파해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날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주가가 올랐던 종목은 7개 밖에 없었다. 상위 20개 대형주 중에서도 과반수는 주가가 하락했지만 삼성전자 효과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이 흐름을 올해 전체로 확대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연초부터 지난 27일까지 주식거래는 81일간 이뤄졌는데, 이 중 코스피가 상승한 거래일 중에서 하락종목 수가 상승종목 수보다 더 많았던 날은 18일이었다. 그리고 이날 16일은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했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하면 대세가 ‘하락세’여도 코스피지수가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자연스럽게 코스피에 미치는 삼성전자의 영향력 문제가 대두된다. 사상 최초로 지난 27일 시가총액 30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37%에 이르게 됐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14.60%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자사주 소각 발표로 시총이 어느 정도 감소할 수는 있겠지만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성장세에 오르는 상황인 만큼 삼성을 탓할 일은 아니다”면서도 “국내 주식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 지나친 편중 현상을 보일 경우 시장에 블랙 스완(불확실성)이 나타났을 때 위기 대처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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