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TV토론서 "盧정부때 최악" 지적에 文측 "MB정부 0.290 최악" 반박
洪측 "盧때 0.277→0.295 급상승…MB·朴 거쳐 0.270까지, 추세 봐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와 '참여정부 2인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소득불평도를 뜻하는 '지니계수'가 역대 어느 정권에서 가장 높았는지를 둘러싸고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니계수는 한 사회의 인구와 소득이 각각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0%부터 100%까지 누적 비교했을 때 양측의 '격차 수준'을 보여준다. 지니계수 자체가 소득불평등도를 의미하며, 더 적은 사람이 더 많은 소득을 가졌을 경우 숫자(최소 0~최대 1)가 커진다. 숫자가 0이면 인구 1인당 소득이 완전 균등하고, 1이면 사실상 1명이 한 사회의 부를 전부 소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성장을 비롯한 경제위기와 부의 양극화 등의 책임을 모두 보수정권에 돌린 문재인 후보에 대해, 홍준표 후보가 지니계수가 노무현 정권에서 '최악'이었다고 반격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후 문 후보 측은 지니계수의 '최고치'를 강조하며 홍 후보의 주장을 부정했고, 홍 후보 측은 정책 효과 발생에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추세'를 살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전날(28일) 밤 진행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제2차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에서 홍 후보는 "문 후보께서 이명박(MB)·박근혜 정권을 비난하는데, 문 후보 집권하고 2인자였을 때 길 가다가도 노무현 대통령 탓을 할 정도로 국민들이 증오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예를 들면 지니계수가 최고로 나빴던 때가 노무현 정부고, MB·박근혜 정부에 걸쳐 지니계수는 2001년때와 비슷하게 내려왔다"고 말했다.

   
▲ 전날(28일) 밤 서울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생방송 진행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제2차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맨 오른쪽)는 저성장을 비롯한 경제위기와 부의 양극화 등의 책임을 모두 보수정권에 돌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맨 왼쪽)에 대해, 지니계수가 노무현 정권에서 '최악'이었다고 반격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홍 후보가 말한 지니계수에 팩트체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 측 민주당 선거대책위 공보단도 토론회 도중 즉각 '선관위 2차 TV토론회 팩트체크' 보도자료를 배포, 홍 후보의 주장에 대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한국은행·통계청 인용자료라면서 임기 5년단위 평균 지니계수가 ▲1998~2002년 김대중(DJ) 정부 0.279 ▲2003~2007년 노무현 정부 0.281 ▲2008~2012년 MB 정부 0.290 ▲2013~2016년 박근혜 정부 0.275 등으로 나타나 "MB정권이 지니계수가 가장 나빴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자료를 근거로 일부 언론 등에서 홍 후보가 거짓말을 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홍 후보는 "거짓이 아니다"고 재반박에 나섰다.

그는 29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어젯밤 토론에서 지니계수가 노무현 정부 때 가장 높았다고 말한 건 DJ정부 때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노무현 정부 때 급상승했고, 노 정부의 정책 실패로 2010년 MB 정부 때 최고치를 기록하다가 그 후 다시 급속도로 떨어져 박근혜 정부 말기에 이르러 2001년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취지다. 확인해 보라"고 밝혔다.

전희경 한국당 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홍 후보의 지니계수 발언은 '팩트'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홍 후보의 설명을 두고 일부 언론이 거짓이라는 보도를 내고 있는데, 이는 홍 후보의 발언의 의미와 통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잘못된 보도"라고 가세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홍 후보는 노무현 정부 당시 지니계수가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는 것을 명확히 설명했다"며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참여정부 초기 지니계수는 0.277이었고 이것이 임기 말인 2007년에는 0.295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이어 "참여정부의 여파로 MB 정부 첫 해인 2008년 지니계수는 0.296이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MB 정부 말기인 2012년에는 0.285를 기록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도 지니계수는 꾸준히 하락, 2015년 0.270을 기록했고 참여정부 초기인 0.277에 비해 낮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전 대변인은 "MB·박근혜 정부는 참여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최악의 소득불평등 상태를 넘겨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친화적 정책을 실시해 지속적으로 개선해냈던 것"이라며 "입만 열면 불평등·양극화 해소를 외쳤던 정권이 오히려 그걸 심화시켰다는 걸 지니계수라는 명확한 근거자료를 통해 홍 후보는 국민들께 설명드린 것이고 이게 팩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니계수뿐만 아니라 중산층 비율 추이 역시 참여정부의 성적표가 가장 초라하다. 참여정부 내내 중산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대폭 떨어졌고 MB 정부 들어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다시 늘었다"고 추가로 공세를 가했다.

그러면서 "정책을 실시하고 성과가 나타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소득불평등이 악화 또는 개선됐는가는 지속적인 추세를 보는 게 가장 정확하고 기본 중 기본"이라며 "사실이 이런데도 일부 언론이 홍 후보의 발언을 거짓으로 오도하는 건 심각한 문제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 객관적인 보도를 해 줄 것을 엄중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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