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운까지 따른 '9단 킬러' 김채영, 제19기 여류국수 등극

 
김채영(18) 초단이 입단 후 첫 타이틀을 '여류국수'로 장식했다.
 
김채영 초단은 4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본선대국실에서 벌어진 제19기 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 결승3번기 최종국(제3국)에서 박지은(31) 9단에게 30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1로 역전우승했다. 
 
김 초단은 지난달 31일 열린 이 대회 결승 제1국에서 박지은 9단에게 불계패해 큰 부담을 안았지만, 2일 열린 결승2국에서 백 2집반승을 거두며 역전의 발판을 만들더니 최종국에서도 끝내 승리를 따냈다.
 
이날 승리로 김채영 초단은 박지은 9단과의 상대전적도 2승3패가 되며 격차를 좁혔다.
 
지난해 이 대회 4강에 올라 본선 시드를 받은 김채영 초단은 김윤영(25) 3단, 조혜연(29) 9단, 오유진(16) 초단을 연파하고 2011년 입단 후 처음으로 결승 무대에 올라 6년 만의 여류국수 탈환이자 국내 대회 우승을 노리던 박지은 9단을 무너뜨렸다. 국내에 두 명 뿐인 여성 9단에게 모두 승리하며 얻게 된 '9단 킬러'라는 별명에 걸맞는 성과다.
 
다만 김채영 초단의 이날 승리는 박지은 9단의 어이없는 실수로 말미암았다는 것이 바둑계의 평가다.
 
이 때문에 김채영 초단은 우승 후 "실력으로 우승한 것이 아니라서 부끄럽고 박지은 9단에게 미안한 마음이다"며 "다음에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깨끗하게 타이틀을 따내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여류국수전 우승상금은 1200만원이다. 시상식은 추후 열릴 예정이다.
 
한편 김채영 초단은 김성래(51) 5단의 장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