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2이닝 8실점....푸이그 지각 소동에 수비실책 겹쳐...‘최악의 상황’

 
야수들의 수비실책까지 겹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최악투를 기록했다. 전매특허인 위기관리 능력도 함께 종적을 감췄다. 
 
류현진은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해 2이닝 8피안타 8실점(6자책점)을 기록했다. 
 
   
▲ 류현진/AP=뉴시스 자료사진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이 앞선 32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4이닝 전에 마운드를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미국 무대 진출 후 한 경기 최다실점의 불명예를 썼다. 
 
'0'이었던 평균자책점은 3.86(14이닝 6자책점)으로 껑충 뛰었다.
 
류현진의 최악투를 한 이유는 스스로의 난조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어깨를 더 무겁게 한 허술한 수비도 빠뜨릴 수 없다. 
 
다저스 수비수들은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른 2이닝 동안에 공식적으로 기록된 실책만 2개를 저지르며 투수를 더욱 힘들게 했다. 실책성 플레이까지 더한다면 3개가 넘는다. 
 
특히 야시엘 푸이그의 지각으로 갑작스럽게 선발 출전한 외야수 맷 켐프의 수비는 특히 아쉬웠다. 
 
류현진이 1회초 2회 2,3루에 몰렸을 때부터 수비가 급격히 흔들렸다. 중견수 켐프는 후속타자 브랜든 모스의 2타점 중전 적시타 때 공을 한 차례 더듬었다. 
 
단타를 친 모스는 손쉽게 2루까지 나아갔고 흔들린 류현진은 이어진 브랜든 벨트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헌납, 이날 경기 3번째 실점을 기록했다. 
 
더욱 아쉬운 것은 다음이었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브랜든 힉스를 내야 뜬공으로 유도,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 했으나 1루수 아드리안 곤잘레스와 2루수 디 고든이 서로 잡기를 미루면서 어이없는 2루타를 내줬다. 실책이 아닌 2루타로 기록됐다. 
 
다시 2사 2,3루에 몰린 류현진은 안타 2개와 볼넷 2개(고의사구 1개 포함)를 더 내준 끝에야 길었고 참혹했던 1회를 마칠 수 있었다. 
 
2회는 시작부터 삐걱댔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버스터 포지를 평범한 내야 땅볼로 유도했으나 유격수 헨리 라미레즈가 송구실책을 범하며 무사 1루를 만들었다. 다저스의 이날 경기 두 번째 실책이었다. 
 
류현진이 2회 2사 3루에서 힉스에 허용한 중전 적시 2루타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타구 판단을 실수한 켐프는 스타트에서 크게 늦었고 결국 제대로 된 펜스 플레이도 하지 못하고 2루타를 헌납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득점권 피안타율이 0.228에 불과할 정도로 위기관리 능력이 좋은 투수다. 특히 만루에 강한데 지난해 15번의 만루 위기에서 안타는 단 한 번만 맞았다. 만루 피안타율이 0.067이다. 
 
올 시즌에도 위기관리 능력은 건재했다. 앞선 2경기에서 득점권 피안타율 0(6타수 무안타)이었다. 
 
하지만 수비수들의 잇단 실수 속에 전매 특허인 '위기관리 능력'은 빛을 볼 기회를 잃었고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실점, 최소이닝이라는 아쉬움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시즌 첫 패배도 떠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