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챔프전]울어 버린 이숙자 "이번이 마지막이 될 듯…"

 
GS칼텍스가 6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왕좌를 탈환하는 과정에서 '히든 카드' 역할을 톡톡히 해낸 '아줌마 세터' 이숙자(34)가 향후 계획에 대해 말하는 도중 터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숙자는 4일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NH농협 2013~201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3-1(27-25 25-21 22-25 29-27)로 이겨 우승을 확정한 뒤 수훈 선수로 꼽혀 인터뷰실을 찾았다.
 
   
▲ V-리그 여자배구 뉴시스 자료사진
 
한송이·정지윤·베띠와 함께 인터뷰실 문을 열고 들어선 이숙자는 이미 한바탕 흘린 눈물탓에 눈주위가 빨개져 있었다. 
 
선수들과 농담을 주고 받으며 활기를 되찾았던 이숙자이지만 본인한테 던져진 질문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만 울어버렸다.
 
 이숙자는 "2007~2008시즌 FA를 통해 GS칼텍스로 오자마자 우승을 한 차례 했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부상 때문에 많이 못 뛴 상태에서 팀과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분히 답변을 이어가던 그는 "선수로서 마지막이니까..."라며 닭똥같은 눈물을 떨궜다. 
 
 터진 눈물에 말문이 막혔던 이숙자는 "마지막이니까 나머지 선수들이 나를 도와준 것 같다"는 말로 마무리 했다.
 
 평정심을 찾은 이숙자는 "사실 수술한 박사님도 사실상 이번 시즌은 아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은퇴 전에 마지막 코트를 밟고 싶다는 생각에 서둘러 복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에 은퇴하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우승 한 번 하고 은퇴하라고 만류했다. 그렇게 해서 계약을 했는데 하필 계약한 첫 달에 다쳤다. 그래서 더 마음의 짐을 풀고자 무리해서 복귀했다"고 덧붙였다.
 
 동갑내기의 눈물을 옆에서 지켜보던 정지윤도 깊은 공감의 눈물을 훔쳤다.
 
 이숙자의 부상에 실업에서 뛰던 정지윤은 급하게 불려왔다. 프로에 대한 적응도 힘들었고 챔프전에 올라온 것도 처음이라 부담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이후 원 소속팀 양산시청으로 돌아갈지 GS칼텍스에서 계속뛸 지 결론을 못 내렸다.
 
 정지윤은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시즌 초반에는 양산시청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주고 받았다. 하지만 우승이라는 목표를 앞에 두고 일단 우승만 생각했었다. 이제 끝났으니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