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손흥민의 레버쿠젠, 사미 히피아 감독 '경질 위기'

 
'손세이셔널' 손흥민(22)의 소속팀 바이엘04 레버쿠젠의 사미 히피아(41) 감독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5일(한국시간) 오전 3시30분부터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강등권인 리그 17위 함부르크 SV에 1-2로 무릎을 꿇은 것이 결정적이다. 
 
   
▲ 손흥민 뉴시스 자료사진
 
앞서 지난 3월29일 리그 최하위(18위)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와의 리그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1-1 무승부에 그친 데 이은 또 한 번의 굴욕이다. 아니 2월13일 DFB 포칼컵 8강전에서 2부 리그 팀인 카이저슬라우테른에 0-1로 져 대회에서 탈락한 것까지 포함하면 무려 세 번째 굴욕이다.
 
 레버쿠젠은 올 시즌 하반기 리그·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UCL)·DFB포칼컵 등 총 15경기에서 2승2무11패라는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 시즌 전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제치고 '세계 최강' 바이에른 뮌헨 FC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렸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다.
   
 앞서 독일 언론들은 히피아 감독의 경질설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함부르크전이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가 레버쿠젠의 패배로 끝나자 독일 일간지 빌트는 바로 '히피아는 이제 끝인가?(Nächste Pleite! Hyypiä heute weg?)'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 히피아 감독의 경질을 기정사실화하다시피 했다.
 
 빌트는 이 기사에서 '루디 펠러(54) 레버쿠젠 단장이 경기 후 "우리는 이번 패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일단 오늘은 집으로 가고 토요일(5일) 아침에 다시 모여 논의해볼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펠러 단장이 히피아 감독을 옹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빌트는 히피아 감독이 퇴진할 경우 잔여 시즌을 레버쿠젠 유소년팀을 지휘하고 있는 샤샤 레반도프스키(43) 감독이 책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핀란드 출신인 히피아 감독은 지난 1999~2000시즌부터 2008~2009시즌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구단 리버풀에서 수비수로 활약하며 UCL 우승 1회·UEFA컵(현 유로파리그) 우승 2회·UEFA슈퍼컵 우승 1회·FA컵 우승 2회·리그컵 우승 2회·커뮤니티실드 우승 2회 등 리버풀의 전성기를 견인한 'EPL 수비의 레전드'다. 
 
 2009~2010시즌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2010~2011시즌까지 맹활약한 뒤 2011~2012시즌에 코치로 변신했다. 
 
 그러나 시즌 중간에 로빈 두트(49)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감독 대행을 맡게 됐는데 지도자 경험이 부족한 히피아 감독 대행을 돕기 위해 공동 대행을 맡았던 인물이 레반도프스키 감독이다. 레반도프스키 감독 대행은 히피아 감독 대행을 도와 2012~2013시즌 레버쿠젠의 리그 3위를 이끈 뒤, 올 시즌 히피아 감독의 정식 감독 취임과 동시에 유소년팀으로 되돌아갔다. 
 
 이 밖에도 독일 언론은 아어민 페(53) SG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감독, 마커스 바인지얼(40) FC 아우크스부르크 감독, 토마스 샤프(53) 전 SV 베르더 브레멘 감독 등을 후임으로 거론하고 있다. 
 
 이 중 페 감독은 함부르크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0~2011시즌 유소년팀에 속했던 손흥민을 1군으로 데뷔시켰을 뿐만 아니라 손흥민에 대해 "놀라운 기술을 보유해 미래가 밝은 선수"라고 칭찬하며 주목할 선수 30명 중 한 명으로 꼽았던 은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