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세계적인 조선업 침체 등 어려움 속에서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 대형 3사(조선 빅3)가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이들 조선업계 대형 3사는 수주 실적도 올해 들어 개선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면서 그간 침체에 빠졌던 조선 업황이 조금씩 살아나는 신호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현대중공업 사옥

3일 조선업계와 각 업체에 따르면 우선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0조756억원, 영업이익 6187억원, 당기순이익 462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작년 1분기보다 1.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0.3% 올랐다.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째 흑자를 달성했다.

조선·해양플랜트·엔진기계 사업부문이 총 2200억여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실적 안정세에 기여했다. 전기전자시스템·건설장비·로봇·정유 사업도 모두 흑자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지속했다.

부문별로는 조선 부문은 건조 물량 감소로 매출이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51% 증가한 1271억원을 기록했다.

해양플랜트·엔진기계 부문도 해양 야드(작업장)를 효율화하는 데 성공하고 엔진 자재비를 절감한 덕분에 영업이익 940억원을 달성했다.

전기전자시스템·건설장비·로봇 등도 원가 경쟁력 강화를 통해 1076억원의 흑자를 올렸다.

이 세 부문은 지난 1일 각각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로 분사했다. 이 회사들은 오는 2분기부터는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과 별도로 실적을 발표한다.

현대오일뱅크 등 기타 계열사도 판매량 감소 및 정제마진 축소라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역시 3500억여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수주실적에서도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올해 1~4월 누적 실적 기준으로 3년 만에 최대치인 39척(23억 달러)을 수주했다. 4월 한 달에만 18척(9억 달러) 수주에 성공했고 5척의 추가 수주도 앞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27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3월 매출 2조4370억원, 영업이익 275억원, 당기순이익 587억원을 기록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931억원)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50.8%(214억원), 269.2%(428억원) 올랐다.

   
▲ 대우조선해양의 천연가스 직분사 LNG선

삼성중공업은 올해 3월말 기준으로 총 차입금이 약 4조7000억원으로 지난 연말의 약 5조3000억원 대비 6000억원 감소했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 연말 174%에서 3월말에는 149%로 25%포인트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3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4년여 만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3월 연결기준 291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1분기 매출은 2조7840억원을, 당기순이익은 261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손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했고, 매출은 지난 수년간 '수주 가뭄 영향으로 인해 20.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0.5%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은 지난해까지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 등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과 각종 불확실성을 이미 털어낸 게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1조원의 대금이 묶여 있는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 2기의 인도 지연 등 주요 사안과 관련한 손실들이 이미 지난 실적에 다 반영이 된 것이다.

아울러 희망퇴직과 임금 삭감, 무급 순환휴직, 설비 감축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자산 매각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한 효과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다.

최근 채무재조정에 성공한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 호실적을 토대로 생존을 위한 몸집 줄이기 등 경영 정상화에 한층 속도를 낼 예정이다.

채무재조정 성공으로 대우조선해양은 2조9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게 돼 회생의 기반을 마련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8년까지 총 5조3000억원 규모로 짜둔 자구계획을 철저히 이행하고, 선박을 차질 없이 건조해 인도함으로써 재무구조를 계속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여기에 앞으로는 위험부담이 높은 해양프로젝트 수주를 제한해 상선과 특수선 중심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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