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발표 직후 고뇌 많았고 깊이 자책…洪에 인간적으로 미안"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바른정당 탈당 및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른정당 의원 13명 중 황영철 의원이 3일 탈당 결정을 번복하고 바른정당 잔류를 선언했다. 아직 정운천 의원이 탈당을 결행하지 않은 가운데 황영철 의원이 번복하면서 바른정당은 간신히 원내교섭단체 지위(20석)를 유지하게 됐다.

황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발표했던 바른정당 탈당 입장을 철회하고자 한다"며 "지난 일요일 밤부터 어제(2일) 발표에 이르기까지 짧고 긴박한 순간 속에서 나의 생각을 깊이있게 정리하지 못한 채 발표에 동참한 제 부족함을 깊이 자책한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보수대통합과 보수대개혁이라는 커다란 명제를 함께 이뤄내야 한다는 동료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탈당 발표에 동참했으나 그 직후 참으로 많은 고민과 고뇌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무엇보다도 지난 청문회 과정과 비상시국위원회 설립, 창당 과정에서 제 정치적 언행을 지켜보며 박수와 격려를 보내줬던 국민들로부터 커다란 비판과 실망의 메시지를 받게 됐다"고 토로했다.

   
▲ 바른정당 탈당 및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 지지를 선언한 13명의 탈당파 의원 중 황영철 의원이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결정 번복을 공식 선언했다./사진=미디어펜


그러면서 "정치인으로 길을 걸으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깨닫게 됐고 그게 제가 입장을 번복하게 된 이유"라며 "소신과 신념을 지키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정치를 그만두는 게 낫다는 큰 울림이 가슴 깊은 곳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창당하며 약속드린대로 친박패권주의를 극복하고 보수재건의 길을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가겠다"며 "많이 줄어든 의석 속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는 동료 의원들과 함께 창당정신과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중단 없는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황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건 비하인드(스토리)처럼 얘기하고 싶은 건데, 내가 홍준표 후보와 어떤 정치인보다도 가깝다. 원내대표 하실 때 부대표를 하면서 쌓은 인간적 정이라든지 하는 게 많다"며 "탈당 입장을 철회하면서 개인적으로 홍 후보에게 인간적으로 정치적 해석을 떠나서 미안하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탈당파 의원 중 추가로 입장을 번복할 의원들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고민하는 의원들이 있다"면서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한국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철우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황 의원을 제외한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 12명이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철우 본부장은 "황 의원은 입당 원서를 내지 않았다"며 "나머지 12명은 어제 밤에 제출했다. 앞서 입당 원서를 낸 이은재 의원을 포함해 총 13명"이라고 덧붙였다.

황 의원은 전날 탈당 선언 기자회견 직전까지 탈당 여부를 고민하다 탈당파 뜻에 동참했지만 이후 예상을 뛰어넘는 비난과 친박의 복당 반대 입장에 부담을 느껴 탈당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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