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洪 지지와 입당은 별개" 반발…탈당파 일각 "철회 고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바른정당을 다시 떠나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오려는 의원들이 적어도 5·9 대선까지는 한국당 당적을 가질 수 없게 되자 시험대에 들게 된 모양새다.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재경 이군현 권성동 김성태 김학용 박순자 여상규 이진복 홍문표 홍일표 장제원 박성중 의원(총 12명)은 전날(2일) 탈당 선언 후 한국당 입당원서를 제출했다고 이철우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3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밝혔다.

다만 한국당은 이들의 입당 여부는 연휴 기간에 시·도당 입당 심사와 중앙당 의결 등 절차를 밟기 곤란해 대선 전까지 결정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2명의 의원은 한동안 무소속으로 표류하는 게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달 28일 바른정당을 선도 탈당한 이은재 의원은 서울시당의 입당심사를 통과해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남겨 둔 상태다.

한국당이 절차상 문제를 들었지만, 아직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가운데 옛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이 잇따른 것도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은 전날 기자회견과 성명 등을 통해 "홍준표 대통령후보 지지 선언과 입당은 별개 문제"라는 입장을 밝히며 복당파 의원들의 행보를 강력히 성토했다.

   
▲ 바른정당 탈당 및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 지지를 선언한 13명의 탈당파 의원 중 황영철 의원이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결정 번복을 공식 선언했다./사진=미디어펜


복당파 의원들은 일단 '예상된 저항'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재경 의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우리를 꽃가마에 태워 데려갈 것으로 기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대선 이후 정치권이 한 차례 크게 요동치면서 친박·비박 구도도 희석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복당파 의원들 사이에선 홍준표 후보 당선을 위해 한 표가 아쉬운 마당에 또 친박계의 의중에 따라 당내에서 '내 편 네 편' 따지느냐는 불만도 없지 않다.

대선 판에서 단일화 등 변수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원들의 요구를 유승민 후보가 완주 의지를 고집하며 수차례 무시한 것에 실망해 탈당을 결행했지만 친박계와 재차 대립각을 세우고자 홍 후보 지지와 복당을 택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좌파 집권 저지'라는 대의 명분 하에 탄핵 갈등을 봉합하자는 목소리가 있다.

박성중 의원은 "복당파 의원들은 각자 지역구에서 경쟁력이 있는데도 철새라는 비판을 감수하고 판을 흔들려는 것"이라며 "좌파 집권을 저지하겠다는 목표가 한국당 내부에서 공격당하는 데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다만 친박계는 탄핵 과정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권성동 김성태 황영철 장제원 의원에 대해 가장 극렬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으며, 실제로 황 의원은 이날 바른정당 탈당을 철회하기도 했다.

황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 철회 의사를 밝힌 뒤 "친박 핵심 의원 몇몇이 우리의 큰 뜻을 훼손하는 패권주의적 발언을 했다.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고 비난하며 "탈당파 의원 중에도 탈당 철회를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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