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4~5일 이틀간에 걸친 제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누적투표율 26.06%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호남과 TK지역 투표율이 엇갈리게 나타났다.

서고동저로 나타난 지역별 사전투표율을 두고 전문가들은 호남의 경우 기존 야권 후보 중 한 명으로 이미 결정한 유권자들이 경쟁적으로 사전투표에 참여했다고 보았고, 보수층이 많은 영남의 경우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전략적 선택 유보' 성향이 두드러진다고 보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가장 치열한 접전을 펼친 호남권의 사전투표율(31.64~34.04%)이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경북 경남 울산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투표율을 보였고 부산(23.19%)과 대구(22.28%)는 가장 저조한 사전투표율로 집계됐다.

저조한 사전투표율을 보인 영남권 표심에 대해 전문가들은 "탄핵으로 인한 심적 타격이 어느 지역보다 큰 영남 유권자들이 그 여파로 후보 결정을 유보하고 있으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등 보수 후보가 영남 유권자들의 마음을 장악하지 못했다"고 보았다.

밑바닥 민심이 아직 움직이고 있다는 영남에 비해 호남에서의 높은 사전투표율은 적극적인 정치 성향에 문-안 후보 간 치열한 투표경쟁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4월 19대 총선 사전투표에서도 호남은 당시 전국 평균 12.19%보다 5%포인트 상회하는 17.3%의 사전투표율(전남 18.85% 1위)을 보였다.

   
▲ 4~5일 이틀간에 걸친 제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누적투표율 26.06%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사진=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9일 대선 당일 본 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연령별 세대별 사전투표율을 공개하지 않아, 광역시도별 사전투표 편차만 확인된 상태다.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가 없었던 지난 18대 대선에서의 최종 투표율이 75.8%였다는 점을 들며, 이번 대선 투표율은 8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율 상승이 '투표 분산 효과'에만 그칠 경우 대선 투표율은 대폭 오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최장 11일간에 이르는 황금연휴가 투표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유권자의 관심이 큰 이번 대선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이 역으로 부동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견인 효과’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도 봤다.

9일 대선 당일에는 남아있는 호남표가 문 후보와 안 후보 중 어느 후보에게 더 쏠릴지, 더욱 많이 남아있는 영남표심이 어느 후보에게 향할지가 관건이다.

최근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를 누르고 영남권 지지율 1위를 탈환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어디까지 선전할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일부 전문가는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전체 투표율도 올라간다는 보장은 없다”며 “투표율이 높을수록 문 후보와 홍 후보에게 유리하고 중간지대인 안 후보는 불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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