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하위 브랜드 가격 인하 통해 판매 확대 전략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수입차업계가 최근 상반된 가격 정책을 펴고 있어 주목된다. 벤츠, BMW등 1, 2위 브랜드들은 가격을 올리고 있는 반면 중하위권 브랜드는 가격을 낮추며 서로 다른 마케팅 정책을 펼치고 있다.

   
▲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와 BMW가 최근 들어 가격을 올리는 한편 FCA, 인피니티 등 중하위 브랜드는 일제히 가격을 내리고 있다. 사진은 벤츠 E클래스 /사진=벤츠코리아 제공

BMW는 이달부터 3시리즈, 7시리즈, SUV모델 ‘X’의 가격을 최대 300만원 인상한다. 가장 최근 출시한 신형 5시리즈는 이번 인상에서 제외된다. BMW 관계자는 “3월 생산분에 편의사양이 추가돼 5월 입항 물량부터 새로운 가격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벤츠도 지난 2월부터 전 차종 가격을 최소 70만원에서 최대 250만원까지 올렸다. E클래스의 경우 70만원 올랐고 C200, S350D, AMG G65 등도 포함됐다. 벤츠 관계자는 “물류비용과 원자재 가격 상승, 물가 인상분 반영, 제품 사양 업그레이드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들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원자재 가격과 물가 인상 등을 들고 있지만 최근 급격히 좋아진 판매 분위기에 따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벤츠와 BMW의 올 1~3월까지 누계판매는 각각 1만9119대, 1만1781대로 수입차 시장 전체 점유율 중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내 소비자들에 대해 “비싸도 잘 팔린다”는 자신감 또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판매가 저조한 중하위권 브랜드들은 가격을 동결하거나 오히려 내렸다. 일부는 최대 900만원까지 가격을 인하하는 등 생존 전략을 펴고 있다.

FCA(피아트크라이슬러코리아)는 5월 가정의 달을 기념해 한 달 동안 지프 그랜드 체로키 가솔린 모델을 최대 600만원 할인하고, 디젤 라인업 일부는 100~150만원을 내렸다. FCA는 지난 3월에도 피아트500X를 최대 1200만원 파격 할인을 단행한 바 있다. 

한불모터스도 얼마 전 중대형 세단 '뉴 푸조 508'의 국내 판매 가격을 최소 200만원부터 최대 400만원까지 인하했다. 앞서 시트로엥도 'C4 칵투스' 일부 가격을 200만원 가량 내렸다.

인피니티코리아는 플래그십 세단 'Q70' 스타일 트림을 900만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큰 폭 할인한 4860만원에 판매 중이다.

업체들은 이 같은 대대적인 할인을 두고 “통상적인 프로모션”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판매 부진을 털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FCA코리아는 지난해 판매실적이 6617대로 전년(6872대) 대비 3.7% 하락했고 영업이익도 50% 가량 줄어들며 84억원에 머물렀다. 푸조를 수입하는 한불모터스도 지난해 국내 신차 부재에 시달리며 3622대를 판매해 전년(7000대)에 비해 48.3% 급감하며 반토막 났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일부 브랜드는 판매 확대를 위해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있다”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윤까지 낮추는 등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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