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모비스 양동근, '사빵'(4연패)의 아픔을 기억하다...유재학 “단 2점, 그러나 많은 기회 제공”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가드 양동근(33)이 심기일전했다.
 
모비스는 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4차전에서 71-60으로 승리, 시리즈를 2승2패 원점으로 돌려놨다.
 
   
▲ 프로농구 뉴시스 자료사진
 
팀의 간판인 양동근은 35분59초 동안 2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참 미미하다. 
 
그러나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의 득점이 없었지만 챔피언결정전 들어 가장 많이 뛰어다닌 경기였다.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가 생겼다"고 칭찬했다.
 
 양동근은 지난 5일 챔피언결정전 3차전 4쿼터에서 17점을 몰아치는 폭발력을 보여줬지만 이외에는 큰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양우섭(LG)의 페이스가딩(볼과 상관없이 상대 선수를 따라다니는 수비)에 고전하는 게 사실.
 
 수훈선수가 참석하는 기자회견에 불려온 양동근은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 일단 동료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챔피언결정전 들어 마음고생이 심하다. 팀의 구심점이자 정신적 지주이지만 단기전에서 너무 부진하다는 판단이다. 주위에서 체력적인 부담을 언급하는 것도 은근한 압박이다. 정작 양동근은 체력적인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양동근은 "내가 농구를 못해서 당하고 있는 것이다. LG의 (문)태종이 형이나 우리 팀의 (문)태영이 형은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 수비에도 이겨내고 평소처럼 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하지 못한다는 차이가 있다"며 씁쓸해 했다.
 
 이어 "(양)우섭이가 공을 못 잡게 잘 막는 부분이 있다. 내가 이겨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며 "우섭이 덕분에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양동근이 활발하게 움직여야 흐름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3차전 4쿼터가 모범사례다. 
 
 양동근도 "3차전 4쿼터에서처럼 신나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나 자신에게 화가 나고 아쉽다"면서도 "우리 팀은 내가 막힌다고 약해지는 팀이 아니다. 동료들이 잘하고 있다. 나도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양동근은 한국나이로 서른넷이다. 빠른 공수전환과 활발한 운동량이 요구되는 가드 포지션으로서 적은 나이가 아니다. 더욱이 양동근은 수비에 특화된 선수로 남들보다 더 뛰는 편이다.
 
 언제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기회가 또 주어질지 모르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다.
 
 양동근은 2005~2006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에 4전 전패로 무릎을 꿇은 뼈아픈 기억을 끄집어냈다.
 
 양동근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에 '4빵(4연패)'으로 진 적이 있다. 나는 그 기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도 '결승에서 지면 타격이 너무 크다. 기회가 왔을 때 잡자'고 이야기했다"며 "그 기분을 우리 선수들이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선 내가 더 잘해야 한다. 이렇게 올라온 김에 반드시 우승을 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