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제1야당 한국당사 먼저 방문해 환담…"간곡하게 협조요청"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더불어민주당 후보로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를 방문해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의장을 만나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되고 저희 당사까지 방문해 주시고, 축하와 함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면서 "쉴 시간도 없이 취임하시고 인수위가 가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거우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덕담했다.

다만 "저는 유세를 다니면서 문재인 후보님에 대한 안보관을 여러 가지로 많이 비판한 사람인데, 이제는 대통령이 되셨으니 불안하게 느끼는 안보관(우려)도 해소해 주시고 한미동맹 관계나 대북관계 등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정책을 펴달라"고 비판 섞인 당부를 건넸다.

정 원내대표는 또 "서민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데 좋은 정책을 많이 발표하셨기 때문에 앞으로 정치하면서 실현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잘 이끌어 달라"고 말한 뒤 '인사가 만사'라는 언급과 함께 "훌륭한 인사들이 적재적소로 가서 쓰일 수 있도록, 탕평책 얘기도 많이 하셨는데 적재적소에 인물을 앉히겠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인사가 잘 이뤄지시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문재인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10일 오전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를 방문해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이현재 정책위의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과 환담을 나누면서 국정 협력을 요청했다./사진=미디어펜


문재인 대통령은 일단 "홍준표 한국당 후보께 다시 한번 위로 말씀을 드린다. 위로를 나누는 통화도 했다"며 "선거가 끝나 여러 가지로 경황이 없을텐데 이렇게 반갑게 맞아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는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그건 선거이기 때문에 당연히 취해야 하는 것이고. 선거가 끝났으니 다시 나라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자세를 갖겠다"며 "제가 오늘 야당 당사를 방문하고 이런 얘기를 갖는 게 이례적인 일로 끝날 게 아니라 앞으로 임기 내내 이런 자세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관계·한미동맹·안보 문제에 관해서는 "한국당에서 조금 더 협력해주신다면 더 잘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안보에 관한 중요한 사항은 우리 야당에게도 늘 평소부터 브리핑이 되고 공유해나가도록 함께 지혜를 모으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서민 경제 정책에 관해서는 "이번에 후보들 간 공통된 공약 만큼은 우선적으로 빨리 입법이 되도록 하겠다"며 "입법이 필요 없이 대통령 결단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제가 빨리 빨리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처럼 대립, 분열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 앞에서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라 마지않는다. 특히 제1야당이시니 간곡하게 협조를 요청한다"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10년과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20년 전체를 놓고 성찰하는 모습과 자세로 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하실 때보다 저희들이 강한 야당이 되겠다"고 너스레를 떤 뒤 "관용의 정치가 필요한 것 같다.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고 또 많은 국민에게 베풀 수 있는 관용의 정치, 사랑과 소통과 관용의 정치를 이끌어주시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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