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황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업체(조선빅3)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조선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을 모은다.

   
▲ 현대중공업이 2016년 DHT에 인도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3일 조선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노르웨이 세계 최대 유조선 선사인 프론트라인(Flontline)으로부터 VLCC 4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2척은 건조 주문이 확정된 상태로, 2척은 옵션으로 포함됐다. 전체 계약금액은 3억2000만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현대삼호중공업 VLCC를 건조하며, 건조된 선박은 오는 2019년에 인도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최근 그리스의 선사인 캐피탈 마리타임(Capital Maritime)과 VLCC 최대 8척을 건조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본계약은 4척의 VLCC 건조와 함께 추가 4척은 옵션으로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체 계약 규모는 6억5000만 달러가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최근 VLCC 발주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배경은 선가 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VLCC의 신조선가(신규 건조 선박 가격)는 8000만달러 수준까지 내려가며 2003년 이후 14년 만에 최저로 낮아졌다.

이에 선사들은 VLCC 신조선가가 최저점인 올해가 발주 적기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부 선사의 경우 이를 계기로 선박 연령이 15년 이상 된 노후 선박의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국제 유가의 회복세와 동남아 지역 정유공장의 신규 가동 등도 VLCC 발주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VLCC는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올해 거둔 수주 실적에서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총 18척, 16억 달러 규모를 수주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정도인 9척이 VLCC이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자회사 마란 탱커스로부터 31만8000톤 규모의 VLCC 3척을 2억5000만 달러에 수주한 바 있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