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가신'으로 알려진 측근들이 잇따라 전면에서 물러나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을 내걸고 국민 대통합·대탕평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차원에서다.
문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불리는 '삼철' 중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선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어떠한 공직도 맡지 않고 ‘백의종군’을 선언, 조만간 뉴질랜드로 출국해 장기간 외국에 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 공직을 맡지 않더라도 국내에 머물 경우 행여 제기될 수 있는 '비선 실세'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 전 비서관의 거취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관저로 양 전 비서관을 불러 만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양 전 비서관의 강한 '2선 후퇴' 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그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양 전 비서관의 간곡한 요청을 수락하면서 눈물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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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인 대통령의 '가신'으로 알려진 측근들이 잇따라 전면에서 물러나 백의종군을 선언했다./사진=양정철 제공 |
양 전 비서관은 16일 새벽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제 역할은 딱 여기까지이다. 새 정부의 원활하게 출범할 수 있는 틀이 짜일 때까지만 소임을 다 하면 제발 면탈시켜 달라는 청을 처음부터 드렸다"면서 "그 분(문재인 대통령)과의 눈물나는 지난 시간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저는 퇴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머나먼 항해는 끝났다. 비워야 채워지고, 곁을 내줘야 새 사람이 오는 세상 이치에 순응하고자 한다"면서 "그 분이 정권교체를 이뤄주신 것으로 제 꿈은 달성된 것이기에 이제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지금까지 저는 그 분에게서 단 한 번도 비겁하거나 누추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 분 곁에 늘 함께 한 것은 평생의 영광이었다"며 "그 분이 정권교체를 이뤄주신 것으로 제 꿈은 달성된 것이기에 이제 여한이 없다"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충심을 확인시켰다.
앞서 부산 출신의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문 대통령 취임날인 지난 10일 주변 인사들에게 보낸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며 출국했다.
이 글에서 이 전 수석은 "마침내 정권교체가 되고 제가 존경하는 노변(노무현 전 대통령), 문변(문재인 대통령) 두 분이 대통령이 됐다"며 "살아오면서 이만한 명예가 어디 있겠나. 영광이다"라고 남겼다.
그러면서 "'삼철'(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칭)이라고 불리는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 문 대통령이 힘들고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곁에서 묵묵히 도왔을 뿐"이라며 "그럼에도 정치적 반대자들은 '삼철'을 공격했고, 일부 언론은 이를 증폭시켰다. 이런 비난과 오해가 옳다거나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괜찮다. 담담하게 받아들인다"라고 밝혔다.
이 전 수석은 "정권교체는 이뤄졌고, 제가 할 일을 다 한 듯하다. 마침내 저도 자유를 얻었다"며 "저는 권력이나 명예보다 자유롭기를 원해 왔고, 저의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新)친문'의 대표적 인사로 꼽혔던 최재성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인재가 넘치니 (저는) 비켜있어도 무리가 없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최 전 의원은 "정치인에게 있어 정치·권력적 일은 대통령의 배려보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옳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시절 인재가 없어서 전 정권 출신 인사를 중용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민주정부 1·2기에 걸쳐 중용됐던 경우"라고 언급하며 "(반면) 문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부터 영입·발굴한 인재가 차고 넘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의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권력을 만들 때 어울리는 사람"이라며 "순항할 때보다는 어려울 때 더 의지가 일어나는 편"이라고 공직에 뜻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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