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코스피를 보자. 증시 전문가들의 1분기 이후 코스피 전망을 하며 늘 해 오던 말이다. 한국증시 시가총액의 20%를 차지하는 최고 대장주 삼성전자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코스피 향방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다행히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코스피도 상승 흐름을 타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 실적이 낮아진 눈높이에 부합하는 정도로 시장 상승의 트리거가 되기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이제부터 코스피 향방을 알려면 당초 걱정했던 삼성전자 실적 우려는 한숨을 돌린 정도고 이제부터는 G2(미국·중국) 경기와 대형주 상승의 연속된 흐름을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8조4000억...시장 예상치 부합

8일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액 53조원, 영업이익 8조4000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25%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4.33% 감소한 것이다.

이번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은 당초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것이다. 당초 시장은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8조4000억원을 전망했었다. 매출액은 1조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정확히 일치했다.  

잠정 영업이익률은 작년 4분기 14%에서 올해 1분기에는 15.8%로 1.8% 포인트 올라갔다. 영업이익률은 소폭 개선됐지만 2분기부턴 다시 영업이익을 9조원대로 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이번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은 당초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것이다. 당초 시장은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8조4000억원을 전망했었다. 매출액은 1조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정확히 일치했다/뉴시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실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주가는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B투자증권 변한준 연구원은 "전분기 대비 환율 변동폭이 크지 않았고, 메모리 업황 호조세가 지속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매출액 55조원, 영업이익 8조3500억원을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정 연구원은 "스마트폰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지만 강화된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능력, 다양한 모델 라인업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지배력을 지속적으로 확대시킬 것"이라며 매출액 54조원, 영업이익 8조4000억원을 예상했다.

◇삼성전자 중간 성적표 받아 코스피에 영향 적어...앞으로 향방은 G2가 열쇠

삼성전자 주가는 사실 이번 실적 발표 이전부터 상승세를 타왔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2월 초 150만3000원을 고점으로 이후 지속적인 하락 흐름을 이어왔고 지난 2월 5일에는 실적 악화 우려에 123만원선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증폭됐다. 이후에도 뚜렷한 상승 모멘텀 없이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들어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26일부터 전일까지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단기간 10% 넘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원인을 세가지로 분석한다.

삼성증권 이남룡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자사주 매입 기대감 그리고 대형주중 저평가 낙폭 과대 종목중에 하나로 삼성전자가 꼽히면서 그동안 주가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코스피 상승의 트리거가 되기는 부족하다고 분석한다.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했지만 이는 낮아진 눈높이에 맞추는 정도에 불과했고 어닝 서프라이즈나 쇼크가 아닌 중립적인 실적이므로 지수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뉴시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코스피 상승의 트리거가 되기는 부족하다고 분석한다.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했지만 이는 낮아진 눈높이에 맞추는 정도에 불과했고 어닝 서프라이즈나 쇼크가 아닌 중립적인 실적이므로 지수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실적과 연관해 코스피 지수가 오를 부분은 거의 다 반영됐다"며 "실적이 중립으로 나왔기 떄문에 실망 매물도 나오지 않지만 그렇다고 반등 트리거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G2 국가의 경기 회복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선호현상에 따라 코스피 향방이 가늠지어질 전망이다. 물론 이 두 가지 변수에 대해서는 한국 증시는 긍정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중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과거에 어닝서프라이즈를 계속하고 일반 기업은 그렇지 못할 때의 전망은 이제 유효하지 않다"며 "글로벌 자산 흐름과 미국 중국의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어서 1분기 일시적 둔화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