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진 LG '고르게' vs 유재학 모비스 '정확하게'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22패로 팽팽히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일진일퇴 양상을 보인 가운데 열리는 5차전이 우승트로피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일전이 될 전망이다.
 
앞서 1~4차전을 통해 양 팀의 장단점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모비스는 리바운드 우세를 통해 많은 공격 기회를 가졌지만 야투 성공률이 저조해 어려운 경기를 풀었다.
 
   
▲ 프로농구 뉴시스 자료사진
 
LG는 문태종과 데이본 제퍼슨이라는 확실한 득점 기계들이 제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지나치게 공격 빈도가 쏠려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받는다.
 
양 팀의 5차전은 8일 오후 7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다.
 
LG, 김종규 비롯한 국내 선수들 지원 절실
 
LG의 챔피언결정전 4경기의 득점 분포도를 보면 특정 선수들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경기에서 올린 총 288득점 중에 제퍼슨이 91, 문태종이 74점을 책임졌다. 이들이 올린 점수(165)가 팀 전체 득점의 57.3%를 차지한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문태종에 대해 "수비를 잘했지만 (문태종이 잘해서)허용한 점수는 어쩔 수 없는 장면이다"고 인정했다. 제퍼슨에 대해서도 "골 넣는 기술이 정말 예술이다"고 높게 평가했다.
 
LG는 승부처나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어김없이 둘을 찾는다. 독이 된 면이 있다. 나머지 국내 선수들은 간간이 나는 오픈 찬스에서 슛을 시도하는 것 외에는 적극적인 공격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김진 LG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정규리그에서 보여줬던 공격 가담과 적극성이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인 속공도 실종됐다. LG는 빠른 공격 전개가 장점이다. 모비스와의 매치업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지 못하기에 세트오펜스보다는 속공이 주효할 가능성이 높다. 식스맨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해 많이 뛰는 게 유리하기도 하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잔뜩 기가 죽은 신인 김종규를 살릴 수 있는 묘책이기도 하다.
 
김종규는 챔피언결정전 4경기에서 평균 6.33.3리바운드에 그쳤다. 정규리그(10.75.9리바운드), 4강 플레이오프(12.36.7리바운드)와 비교하면 극심한 부진이다.
 
모비스의 함지훈, 리카드로 라틀리프, 로드 벤슨 등은 김종규가 골밑에서 일대일로 상대하기에 버거운 상대들이다.
 
모비스, 이제 들어갈 때도 됐는데
 
모비스는 제공권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1~4차전에서 모두 LG보다 많은 숫자의 리바운드를 잡았다.
 
1차전에서 36-27, 2차전에서 34-23, 3차전에서 27-23, 4차전에서 38-27개로 우위를 점했다. 3차전을 제외하면 10개 가까이 더 잡았다.
 
자연스레 공격 기회도 더 많이 잡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결과는 22패로 팽팽하다. 리바운드 개수 차이만 보면 이해하기 힘들 만큼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유도 간단한다. 슛이 들어가지 않아서다. 특히 3점슛이 극심한 난조다. 1차전 15.4%(2/13), 2차전 11.1%(1/9), 3차전 33.3%(4/12), 4차전 18.2%(2/11). 3차전을 빼면 모두 10%대로 저조하다.
 
모비스의 정규리그 3점슛 성공률은 35.4%10개 구단 중 4위였다. 단기전이라는 특성도 있지만 이대성이 부상으로 제대로 뛰기 힘든 상황이고, 박종천 역시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다.
 
박구영의 '크레이지 모드'를 기대하곤 있지만 수비에서는 양날의 검일 수 있어 기용에 신중하다.
 
시리즈 초반 "선수들이 긴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던 유재학 감독은 5차전을 앞두고 가진 연습에서 "슛이라는 것은 어차피 평균이 존재한다. 이제 터질 때도 된 것 같은데"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모비스의 간판 양동근이 보이지 않는 공헌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자신의 평균득점은 올려줘야 한다는 지적에도 힘이 실린다.
 
유 감독은 "()동근이가 많이 뛰어다니면서 동료들에게 많은 찬스를 줬다"면서도 "동근이가 터져야 한다. 그래야 옆에 있는 선수들도 터진다. 동근이가 살아나야 한다"고 했다.
 
양동근은 양우섭(LG)의 페이스 가딩(공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상대를 따라다니는 수비)에 막혀 제대로 공을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4경기에서 평균 8.5점을 기록했다. 양동근은 과거 4차례 챔피언결정전을 경험했다. 평균득점이 한 자리수였던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