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검찰의 '돈봉투 만찬' 의혹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지시한 후 파문에 휩싸였던 이영렬(59·사법연수원 18기)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51·20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18일 오전 동시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며 감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국장 또한 법무부를 통한 공식 입장에서 "이번 사건에 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현 상황에서 공직 수행이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되어 사의를 표명한다"며 "사의 표명과 무관하게 앞으로 진행될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재 법무장관 대행은 이날 오전 돈봉투 만찬 의혹에 관해 "정확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으며, 청와대 관계자는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의 사표 수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규정상 감찰 중에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부와 대검의 합동 감찰이 진행 중이고 이들의 사표 수리가 결정되지 않아,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은 현직을 유지한 채 감찰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 문재인 대통령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간 '돈봉투 만찬 의혹'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사진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사진=연합뉴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전날 각각 긴급회의를 열어 감찰 주체와 방식을 논의해 "신속하고 엄정히감찰 조사를 진행하겠다"면서 "법과 절차에 따라 '돈봉투 만찬' 관련 의혹을 조사해 진상을 파악하고 해당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이 감찰을 지시한 '돈봉투 만찬 의혹'은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본부장인 이 지검장과 특수본 검사 7명이 안 국장 및 검찰국 과장 등과 함께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구 음식점에서 만찬을 가진 것과 관련되어 있다.

만찬 자리에서 이 지검장은 검찰국 과장들에게 100만원씩 격려금을 줬고, 안 국장은 특수본 검사들에게 70만원에서 100만원씩 격려금을 지급했다.

격려금이 오고 간 이날은 검찰 특수본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재판에 넘기고 수사를 종료한 지 4일이 지난 시점이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