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우택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존의 합창이 아닌 제창을 하도록 지시한 데 대해 "협치하시겠다면서 정치권에 협조를 구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직격했다.

정우택 권한대행은 이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가운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않았으며, 기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창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5·18 민주영령에 대한 추념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자리에 왔고, 민주화운동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위해 진정으로 삼가 명복을 빈다"고 밝혀뒀다.

정 권한대행은 "대통령이 지시하신 사항이 있는 걸 알지만 정치권에 '제창으로 가서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자' 하는 협조나 협치 관점에서 말씀하신 사항이 없다"며 "제창 만큼은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항이라고 생각해 부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기념식에서도 어떤 노래는 제창하고 어떤 노래는 합창을 할지 국가적으로 분명히 구분이 돼 있기 때문에 5·18만 제창한다는 점에서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음 행사 때 대통령과 여야 합의가 있으면 부르겠는가'라는 질문에는 "당연히 부른다. 국민적 통합 차원에서는 이의가 없다"며 "대통령 지시 한마디보다는 정치권 합의와 국민적,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면서 우리가 제창할 때 더 값어치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정 권한대행은 '호남 지역민들이 5·18 역사왜곡에 가슴아파하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호남분들이나 국가적 측면에서 역사왜곡이나 민주화, 국민통합으로 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문제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논의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께서 당사 방문하셨을 때 말씀드렸지만 사랑의 정치, 소통의 정치, 관용의 정치 이 3가지 관점에서 대통령께서도 노력해주시고 정치권에서도 그런 관점에서 일을 해나간다면 매듭이 풀려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1997년 이후 2008년까지 제창돼 왔으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합창 형식으로 바뀌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