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집단지도체제 회귀 추진도 "적전분열 양상 뻔해" 정면비판
정우택 지도부에 "참패 책임…나도 朴 탄핵후 원내대표직 던졌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진석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는 19일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당권을 염두에 둔 구 친박계 중진 일부가 홍준표 전 대통령후보에게 '막말 논란'을 구실로 책임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 "사실 볼썽사나운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홍준표 전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한국당 모든 당원들이 노력을 했던 것인데 선거가 끝나자 마자 홍 전 후보를 이런 저런 표현 때문에 깎아내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각의 '홍 전 후보 당대표 추대론'에 대해서는 "추대라는 게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홍 전 후보도 어쨌든 정면 승부를 해야한다"고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낮은 지지율을 단기간 내 극복해 새로운 보수의 구심점이 됐고, (당의 재기를 위한) 새로운 교두보가 됐던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정 전 원내대표는 친박계로 분류되는 유기준 의원 등이 내세운 '당대표-최고위원 분리선출제 폐지 및 집단지도체제 회귀' 주장을 정면 비판하며 친박계와 거듭 각을 세웠다.

   
▲ 정진석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사진=미디어펜

그는 "지난번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왜 당헌개정을 했겠나. 과거 집단지도체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도부가 중진들 쭉 모여서 책상 치고 싸우던 모습, 무슨 효율이 있었나. 그래서 단일지도체제로 바꿨던 것이다. 그래야만 초재선들도 지도부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더군다나 야당이 됐는데 강력한 제1야당으로서 책무를 다해야 되지 않느냐. 강력한 지도체제를 구축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하는것"이라며 "적전분열 양상이 뻔한 집단지도체제를 왜 다시 도입하려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정 전 원내대표는 비대위와 원내지도부를 겸하고 있는 정우택 원내대표에게 사실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대선에서) 기록적 참패를 당했지 않나. 이런 상황에서 선거를 지휘하는 게 지도부니까, 아무 일 없었다고 지나갈 수 없는 노릇이라는 게 당내 일반적인 인식"이라며 "지난해 12월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때 저도 원내대표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직을 던진 것 아니겠나.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정 전 원내대표는 당 내홍 심화와 관련 "초재선 의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지금이야 말로 사실 정상적인 당이면 초재선 의원들이 정풍운동을 들고 나와야 할 때"라며 "치열한 문제의식과 절실함이 지금 한국당에 가장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옛날 봉숭아학당으로 돌아가자는 얘기"라고 역설했다.

당 혁신 방향에 대해서는 "보수당이 치열하게 보수혁신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말꼬리, 트집잡는 정치가 아니라 정말 작은 정부, 격차해소, 대타협의 노동개혁, 보수적 가치를 고민하고 논의해가야 한다. 정책과 가치로서 당당히 싸울 수 있는 아젠다를 찾아가는 게 보수정치의 새로운 재건방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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