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북한대학원대학교가 19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달 24일 사임 의사를 밝혔던 송민순 총장(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북한대학원대 학교법인 심연학원 관계자는 이날 "학교법인이 이사회를 열어 송민순 총장의 면직 안건을 처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신임 총장이 선임될 때까지 신종대 교학부총장이 총장 직무대행을 수행한다는 안건도 함께 처리됐다.

당초 송 전 총장은 2015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북한대학원대 총장 임기를 수행한 뒤 한 차례 연임된 상태였다.

학교 측은 지난달 24일 "재단 절차에 따라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하겠으나 송 전 장관 본인 의사를 존중해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송 전 총장은 이날 북한대학원대학교에 사표를 제출한 후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정치 논쟁의 한복판에 들어가 있다.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닌데 총장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 학교도 정치적 의미와 연결되는 것 같다"며 "학교도 좋지 않고 저도 좋지 않은 것 같아 그만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노무현정부 당시 문재인 전 비서실장(왼쪽)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사진=연합뉴스

송 전 총장은 작년 10월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당시 노무현정부가 2007년 유엔 총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을 최종 결정하기에 앞서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의 결정에 따라 북한에 의견을 물었다고 밝힌 바 있다.

송 전 총장은 지난달 24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기자들에게 "지금은 제가 태양을 태양이라고 해도 낮에 뜬 달이라고 하고 넘어갈 상황"이라며 "제가 뭘 해도 안될 것이다. (입증자료를) 추가 공개할 필요성을 지금 못 느낀다"고 말했다.

송 전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유엔 북한인권결의 표결 당시 '찬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아 노무현 대통령에게 쓴 손편지를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날 송 전 총장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후보자 비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송 전 총장은 자신이 고발된 것과 관련 "민주당에서 판단할 사안"이라며 "내가 생각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전 총장은 노무현정부 후반기인 2006년말부터 2008년 2월까지 외교통상부 장관을 맡았고, 2008년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제18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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