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국내 증시가 코스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활황을 맞으면서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서는 개미들의 사례가 시장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미 7조원을 넘어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에 대한 개인투자자(개미)들의 관심도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직접 주식에 투자, 혹은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규모는 이미 10조원을 돌파했다.

   
▲ 사진=연합뉴스


돈까지 빌려가면서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증시 상승세에 대한 낙관론이 그만큼 넓게 퍼져있다는 의미다. 상승장에서도 큰 손실을 보는 상황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신용거래투자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

현재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7조 4910억원으로 연중 최대로 집계됐다(지난 17일 기준). 전년 동기 6조 7779억원보다 무려 7131억원(10.5%)이나 늘어난 것으로 작년 9월 말 이후 최대치이기도 하다.

여기에 증권사가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과 연계해 투자자들에게 주식투자 자금을 빌려주는 스톡론(연계신용대출)은 4월 말 2조 9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두 유형의 빚을 합치면 신용거래 잔고는 10조 4850억원 수준에 달한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2015년 7월 27일 8조 734억원까지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 활황 분위기에 편승해 신용융자 잔고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과도한 낙관은 자칫 증시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우려가 되는 것은 증권사들이 저축은행 등 2금융권과 손을 잡고 개인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스톡론’이다. 

스톡론 대출금리는 최근 4∼5% 수준으로 인상됐다. 여기에 6개월마다 부여되는 취급수수료 등을 모두 합치면 투자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금리는 8∼9%에 달한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주식투자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두지 않고서는 실질적인 이득을 보기가 힘든 게 바로 신용거래의 본질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요즘과 같은 활황기에는 신용거래의 위험성이 숨겨져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 같은 신용거래 증가세가 지속되다가 지수가 꺾이는 상황이 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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