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봄 분양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대선정국과 5월초 연휴 등으로 한동안'개점휴업'에 들어갔던 아파트 분양시장이 다시 활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장미대선'이 마무리되면서 정국 불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도 분양시장에는 긍정적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잘되는 단지에는 어김없이 이동식 중개업소인 이른바, '떳다방'들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떳다방 업자들이 도를 넘는 호가를 제시하며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2일 관렵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금요일)에는 전국 9곳에서 견본주택을 열고 일제히 분양절차에 들어갔다. 특히 올해 서울지역 첫 재건축 단지였던 신길뉴타운 '보라매 SK뷰' 견본주택 인근에는 떳다방이 장사진을 이뤘다. 

떳다방 업자들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계약여부를 물어본 뒤 당첨되면 연락처를 알려달라며 분주히 움직였다. 이들은 하나같이 보라매 SK뷰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이 수천만원은 확실히 받을 수 있다며 고객 확보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떳다방 관계자는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을 앉아서 벌 수 있다"며 "로얄층의 경우에는 1억원까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실제 단지가 들어서는 신길동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예상은 조금 달랐다.

신길동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A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가 너무 높다"며 "새 아파트의 경우 인근 아파트의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는 해도 떳다방 업자들이 다소 과장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떳다방 업자들이 예상을 훨씬 웃돈을 받아줄 것 처럼 하면서 고객을 유인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실제 거래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 장미대선 이후 정국이 안정되면서 분양시장도 활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명 '잘 되는 단지' 인근에서는 떳다방 업자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떳다방 업자들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웃돈이 붙을것이라고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지만 실제 예상만큼 이득을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난 2015년 10월 '해운대 엘시티' 분양 당시 떳다방 업자들은 평균 1억~2억원의 웃돈이 붙을 것이라고 '호언장담' 했다. 하지만 '억 단위' 웃돈은 찾아보기 어렵고 분양가 수준에 나온 매물도 적지 않다.

해운대 엘시티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면적 144~162㎡ 30층 이상의 경우 분양가 웃돈은 2000만원 정도에 불과하고, 일부 동은 분양가와 별 차이가 없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단지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한 것도 사실이지만 고분양가가 원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11·24 가계부채 대책으로 금융권의 중도금 집단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계약자가 떠안아야 할 금융비용이 상당해졌다는 점도 실제 떳다방 업자들이 말하는 호가를 불가능하게 한다. 

지난 2년간 분양시장이 활황세를 이어가면서 1금융권의 중도금 대출 이자가 2%대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3~4%대를 오가고 있다. 예를 들어 3억원의 중도금 대출을 받을 경우 금융권의 이자를 4%로 가정하면 연 이자만 1000만원을 넘어선다.

한 업계 관계자는 "1금융권의 대출 이자가 두배 이상 오르면서 분양권 웃돈이 붙는다고 해도 호가만큼 수익을 남기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11·3 대책에 따라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분양권 전매가 사실상 금지된만큼 입주시점까지 호가가 지속될 지도 불투명하다"며 "떳다방 업자들의 유혹에 넘어가 섣불리 시장에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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