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모식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 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다.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모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당신이 그립고 보고싶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 임기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추모식에 참석해 50,00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했다.

8주기 추모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몰린 추모객들로 마을 전체에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전국서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승용차나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마을로 들어오는 행렬은 끝이 없었다. 아이들 손을 잡거나 유모차를 앞세운 젊은 부부부터 연인, 노인들까지 이른 아침부터 모였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하루 노 전 대통령 추도식 가운데 최대 규모인 50,000명 이상이 봉하마을을 찾았을 것으로 추계했다.

추모식장 좌석 3천여석은 오전에 일찌감치 다 찼다. 참배객 대부분은 식장에 입장하지 못한 채 멀리서 추도식을 지켜봤다.

봉하마을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 풍선과 노란 모자, 노란 손수건, 노란 바람개비, 노란 우산 등 온통 노란 물결이 넘실거렸다.

묘역 입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화환을 중심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각 정당 대표들이 보낸 근조 화환이 나란히 세워졌다.

추도식에 앞서 문 대통령 내외는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그의 아들 건호 씨, 정세균 국회의장, 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등과 오찬을 함께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검은 정장에 검은색 타이를 맨 문 대통령과 검정 원피스에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김 여사 뒤로는 문희상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따랐다.

김 여사와 권 여사 사이에 마련된 자리에 앉은 문 대통령은 내빈소개 순서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관객 쪽을 바라보고 일어나 손을 들어 인사했다.

중간중간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임채정 전 국회의장의 추모사를 듣던 문 대통령은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다'는 대목에서 손뼉을 치기도 했다.

시인인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를 다 읽자 김 여사는 검은 뿔테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았다.

문 대통령도 추모곡이 울려 퍼지고, 희망을 상징하는 1천4마리의 나비를 날려 보내는 대목에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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