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현실화·충전인프라 확충 미흡 등 문제 산적
수입차 점유율 및 판매대수 전년 대비 급증세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자동차가 내년 초 정식 출시하는 '일렉시티'를 앞세워 상용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대차는 최근 내수 및 해외 판매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단가가 높은 상용차 판매로 승용차 부문 감소를 상쇄한다는 전략이지만 국내 보급화에 앞서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25일 현대차는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현대 트럭 & 버스 메가페어’ 개막식에서 전기버스 일렉시티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 현대자동차 일렉시티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일렉시티는 현대차가 2010년부터 8년 동안 개발한 무공해 친환경 전기버스다. 256kWh의 고용량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최대 290km를 달릴 수 있다. 시장 출시 시점은 내년 초로 예정됐다.

행사에 참석한 유재영 상용사업본부장은 “올해 상용차 글로벌 판매 목표는 10만5000대”라며 “현대차 상용차 부문은 전 세계 130여 개국에 진출했다”고 전기상용차 시장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는 대형트럭이 무리를 지어 함께 자율주행하는 '군집주행 기술'도 확보하는 등 상용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업계는 현대차가 최근 내수 부진과 중국 등 해외 판매량 급감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단가가 높은 상용차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약 3만 평 규모의 킨텍스 야외전시장에서 양산차 57대, 특장차 106대, 쏠라티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포함 신기술 9기 등 상용차 풀 라인업을 선보였다.

현대차가 상용차 시장에 주력하는 이유는 상용차가 연간 10만대 이상의 판매 물량을 B2B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형 트럭부터 버스까지 대당 가격이 1억원에서 최대 3억원 안팎으로 단가가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최근 수입 상용차 업체가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 또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지난해 상용차 판매량(국내외) 11만1354대를 기록, 전년대비 15% 감소했다. 반면 볼보, 스카니아, 만 등 수입 5개사의 지난해 판매량은 6598대로 현대차 상용차(6534대)를 넘어섰다. 수입 상용차 판매량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4년 32.2%에서 지난해 38.5%까지 급증했다.

현대차는 상용차 국내 또는 해외 판매를 통해 승용 부문 판매 감소를 상쇄하고 국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또 2020년까지 상용차 부문 연구개발(R&D)에 1조6000억원, 생산능력 확대에 4000억원을 투자한다.

다만 전기버스가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잡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과 ‘인프라 확충’ 등 정책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버스 가격은 일반버스의 두 배가 넘는 대당 4억원에 이른다. 정부 보조금 1억원이 지원되고 차종에 따라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더라도 지금보다 가격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빠른 보급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용차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전기자동자 사용자가 충전소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는 만큼 전기상용차 또한 마찬가지로 국내 보급 및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등의 확충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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