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단순히 구조조정만 보고 투자하기엔 위험도 커...장기성장성 봐야"

일반적으로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면 인력 감축 등을 통해 고정비를 절감해 부실한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만드는 작업이 진행된다. 따라서 증시 속설에 따르면 향후 주가에는 긍정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최근 투자자들은 최근 증권, 철강, 건설, 대부업 등 불황으로 인해 잇따라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는 업종에 대해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들 업종의 업황 전망이 아직 부정적이서 지금 투자하는 것은 너무 이르며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KT 6000명 수준 명예퇴직..증권가 찬반 양론 팽팽

최근 구조조정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기업은 KT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KT 황창규 사장은 근속 15년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명예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명예퇴직 대상자를 어림해 보면 전체 임직원의 70%를 차지하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 2만3000명 가량이다. 시장에서는 지난 2009년 명예퇴직 규모와 비슷한 6000여명 수준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황창규 KT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KT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놓고 증권가에서는 지금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선 한쪽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면 내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수익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신영증권 최연미 연구원은 "명예퇴직자에 대한 위로금 지급으로 올해 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나 내년부터 대폭적인 이익 개선이 예상된다"며 "명예퇴직 신청자 6000명 가정시 연간 인건비 감소는 약 4700억원으로 추정되며, 외주비 증가분을 차감한 실질적인 연간 비용 감소 효과는 약 33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HMC투자증권 황성진 연구원도“그동안 시장에서는 경쟁사 대비 인건비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데 대한 비용구조 개선을 주문해 왔는데 비용구조 개선의 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반면 지나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삼성증권 양승우 연구원은 "구조조정 노력이 단기적인 주가의 모멘텀이 될 수는 있으나 아직은 본격적인 주가 회복 시점이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이는 별도 기준으로 영업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배당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할것이고 계속되는 유선 매출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향후 업황 개선 가능할까'...개인들 섣부른 추격매수는 자제 해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구조조정이 가장 활발한 것은 증권업이다. 이미 작년 상반기에 삼성, 우리 등이 구조조정에 들어갔으며 하반기에도 한화, LIG, 동양, 메리츠종금증권 등의 구조조정 설이 모락모락 피고 있다. 올해도 구조조정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증권업 투자에 들어가는 것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증권사의 최대 수익원인 거래대금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어 수치상으로 증권사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증권주 주가는 거래대금과 상관관계가 높아서 거래대금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증권주 투자는 아직 무리라는 의견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호재가 되는 것은 맞는데 증권주 주가는 거래대금과 상관관계가 가장 높다"며 "거래대금이 부진과 채권 손실로 인해 증권사는 지금 최악의 실적으로 당분간 주가가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은 단순히 구조조정에 들어간다고 개인이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향후 업황 전망과 기업가치 상승에 도움이 되는 구조조정인지를 잘 따져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뉴시스

건설업도 장기 불황으로 줄줄이 구조조정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상장사중에는 이미 쌍용건설과 경남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며 동양그룹 계열사와 벽산건설도 법정관리에 들어섰다. 그러나 건설업에 투자하는 것도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NH농협증권 강승민 연구원은 "건설업체 중 구조조정에 들어간 회사가 많이 있지만 지금 구조조정을 보고 들어가는 것은 너무 이르고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구조조정에 들어간다고 개인이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향후 업황 전망과 기업가치 상승에 도움이 되는 구조조정인지를 잘 따져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구조조정에 들어간 업종은 업황이 부진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인데 개인투자자들이 단순히 구조조정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이 크다"며 "소나기가 올 때는 잠시 웅크리는 것이 최선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