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1년여의 학습 끝에 세계 챔피언인 커제 9단을 꺾으며 바둑 정복에 성공하고 '바둑 은퇴'를 선언했다. 이제부터는 고급 인력의 두뇌로만 가능했던 신약·자연과학 연구나 전력 관리 등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일 태세다.

28일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영국 자회사인 딥마인드와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애초 알파고의 목적은 '바둑계 평정'이 아닌 범용 AI의 완성이라고 한다.

수년 내에 여러 지적 영역에서 두루 인간 이상의 실력을 보이는 AI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커제와의 대국을 마친뒤 "앞으로 인공지능은 인류가 새로운 지시영역을 개척하고 진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범용 AI가 의학·공학 등 이공계 연구자들에게 최적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한다고 전했다.

   
▲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 로고.


신소재·신약 개발이나 단백질 등 생명 현상 연구를 AI에 맡길 수 있게 한다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과거 인적·물적 부담이 너무 커 엄두도 못 낸 실험과 데이터 분석을 AI로 순조로이 해낼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종전보다 수배씩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를 낳는다.

적시 치료가 중요한 의료계에서도 범용 AI의 가치가 크다. 딥마인드는 이미 영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인 NHS와 협약을 맺고 AI로 환자의 치료와 진단 속도를 단축하는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입원 환자의 건강 상태가 나빠지면 AI가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의료진에게 바로 알려주는 앱(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인 '스트림스'가 대표적인 예다.

딥마인드는 "스트림스 덕에 실제 병원 간호사들이 매일 2시간 이상의 시간을 절약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범용 AI는 에너지 혁신의 전도사다. 발전소나 공장 등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에너지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앞서 구글 측은 자사의 데이터 센터(대규모 전산설비)의 발열을 줄이는 냉방 전력을 AI를 써서 40%나 아끼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국가 전력망 전체에 확대하면 에너지 비용을 대폭 인하할 수 있다.

전력 생산량이 들쭉날쭉해 경제성이 나쁜 풍력·조력 등 친환경 발전에도 AI 최적화가 큰 기회다.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크게 도약할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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