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국민 위해 국정 안정시킬 때…야당, 새 정부 발목잡는 구태 말아야
   
▲ 이신훈 새마음포럼 사무총장
문재인 정부의 인사도 보수정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위장전입, 탈세, 자녀들의 병역 특혜 의혹 등 역대 정권에서 나타났던 문제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 달 전만 해도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의 5대 비리 행위자는 고위공직 임용에서 철저히 배제하겠다고 국민과 약속했지만, 대통령 당선 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 조국 민정수석 등의 위장전입, 탈세, 병역면탈 등의 혐의가 도마에 올랐다.

청와대는 고의성이 없으니 봐달라는 입장이고 야당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5년 전 박근혜 정부 초기에 벌어진 일과 비슷하며, 10년 전 이명박 정부 초기와도 비슷하다. 15년 전 노무현 정부의 인사는 만사형통이었을까?

지난 20여 년간 진보와 보수는 10년씩 정권을 잡았고 어느 정부건 간에 인사 문제에서 깨끗하고 군말 없이 지나간 적은 없었다. 예외가 있다면 박근혜 정부 초기 채동욱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에서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온다"는 찬사를 보내며 일사천리로 인사청문회가 통과되었지만 혼외아들 논란이 드러나자 6개월만인 2013년 9월에 검찰총장에서 물러났다.

5월 9일 대선에서 패배한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어도 이 같은 일은 여야 공수만 바뀌었을 뿐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느 누가 대통령이 되고 집권여당이 된다고 하더라도 인사청문회는 정권 초반에 발목을 잡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순실 사태로 발생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탄생한 정부이다. 약 6개월간 국정공백이 생겼고, 새정부는 인수위원회 구성도 없이 곧바로 정부를 구성했다. 인사 청문회에서 드러난 의혹들은 국민들에게 또다시 실망을 안겨주었지만 20년 넘게 같은 문제가 되풀이 되었다는 것은 우리 사회 어딘가에 썩은 물이 고여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총리와 장관의 위장전입과 세금체납 문제도 그렇다. 이것저것 다 고르고 나면 평생 깨끗하고 도덕적으로 살아온 사람은 몇 명이나 남아 있을까? 국회에서 야당의원들은 신이나 보인다. 특히 10년간 여당에 있다가 야당으로 바뀐 자유한국당은 더욱더 신이나 보인다. 국민들이 보기엔 똑같은 인간이 비슷한 인간에게 삿대질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 문재인 정부의 인사도 보수정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반년이 넘는 국정공백을 메꾸고 안보와 민생을 돌봐야 할 때다. 야당도 새정부 초기부터 발목 잡기를 하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사진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지금은 반년이 넘는 국정공백을 메꾸고 안보와 민생을 돌봐야 할 때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3주도 안되어 북한은 3번이나 미사일발사 훈련을 했고, 새정부에 기대를 건 청년실업자들은 일자리만 바라보고 있다. 국가의 위기 속에서 어떻게 보면 사소한 것으로 보일수도 있는 문제를 파고들며 새정부 초기부터 발목 잡기하는 건 아닌지 여야는 모두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위장 전입한 총리, 세금 체납한 장관보다는 주사파 출신의 비서실장과 친북성향을 보인 국정원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5.24 조치 해제를 주장하며 "북핵을 없애는 것보다는 북한의 미사일 증강을 저지하기 위해 정상적인 거래를 하면서 북을 안심시켜 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말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북한을 안심시키기 위해 대북 퍼주기를 하자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의 기조란 말인가?

야당이 정부를 감시하고 인사청문회를 해야 할 부분은 이러한 것이다. 적지 않은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의 친북성향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다. 야당이 국민의 편에 서서 문재인 정부를 감시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도 문재인 정부는 대기업 총수들에게 윽박지르고 있다. 비정규직 95%는 중소기업에서 발생하는데 대기업에게만 반성하라는 것도 억지에 가깝다. 청와대가 이런 식으로 나서면 단기적 효과를 거둘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만큼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양해를 바랄 것은 바래야 한다. 그리고 국회도 적당한 선에서 새정부 출범에 협조하고 정부의 정책에 대해 강도 높게 감시하고 비판하는 야당의 본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새정부에 기대를 거는 국민들이 많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은 더 많다. 민심을 바로보고 정치와 국회라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지금 야당이 해야 할 역할이다. /이신훈 새마음포럼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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