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만수’ 유재학, 플레이오프 최다 우승 사령탑 '우뚝'

 
'만수' 유재학(51) 감독이 프로농구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우승 사령탑으로 우뚝 섰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울산 모비스는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79-76으로 승리,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 프로농구 뉴시스 자료사진
 
프로농구 전·현직 감독을 통틀어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465승372패) 기록을 늘려가고 있는 유 감독은 이날 4번째(2006~2007·2009~2010·2012~2013·2013~2014)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봤다. 
 
 4차례나 프로농구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사령탑은 유 감독이 유일하다. 공동 2위인 KT 전창진 감독과 신선우 WKBL 전무이사가 각각 3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승리로 유 감독은 플레이오프 통산 40승째(31패)를 기록했다. 챔피언결정전만 따지만 16승11패다.  
 
 정규리그 1위는 4차례(2005~2006·2006~2007·2008~2009·2009~2010) 기록했으며 통합우승은 2번(2006~2007·2009~2010) 일궜다. 
 
 올 시즌 유 감독의 우승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국가 대표팀과 소속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기 때문이다. 
 
 프로농구단은 4월 중순께 시즌이 끝난 후 잠시 휴식을 갖고 이후 다음 시즌을 구상한다. 한해 농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유 감독은 2012~2013시즌을 마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지난해 5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대회에 출전할 남자 농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우는 유 감독은 6월초부터 대표팀을 불러 모아 담금질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감독이 소속팀 훈련에 매진할 때 유 감독은 대표팀에만 힘을 쏟아야 했다. 
 
 여름 내내 대표팀을 지도한 유 감독은 한국을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3위로 올려놓으며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출전권까지 가져왔다. 16년 만의 쾌거였다. 
 
 하지만 유 감독이 대표팀에 신경을 쏟는 사이 모비스는 긴 사령탑 공백을 겪어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유 감독의 변함없는 리더십 아래 모비스는 올 시즌 유난히 치열했던 3강 싸움(모비스·LG·SK) 속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시즌 막판까지 가장 우승에 근접했다. 
 
 유 감독은 정규리그 막판 LG에 통한의 패배를 당해 아쉽게 1위는 내줬지만 분위기를 확실하게 추슬렀고 결국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 아쉬움을 깨끗하게 털어냈다.
 
 유 감독은 자고 일어나면 감독이 변하는 살벌한 프로무대에서도 특유의 지략을 앞세워 18시즌째(2시즌 코치·16시즌 감독)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04~2005시즌부터 모비스를 지휘한 유 감독은 한 팀을 무려 10시즌째 지휘하고 있다. 한 팀에서 10시즌 연속 사령탑을 맡은 경우는 유 감독이 프로농구 사상 처음이다.
 
 유 감독의 업적은 다른 사령탑에게는 부러움과 존경의 대상이다. SK 문경은(43) 감독은 "정말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은데 나는 이제야 100승을 넘었다"며 "유 감독님처럼 400승을 하려면 40승씩 10시즌을 해야 하는데 상상을 못하겠다"고 부러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