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논란 회피·사드 백지화 포석 의혹 제기도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발사대 총 6기 중 4기가 추가 반입된 것이 "충격적"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31일 "청와대와 국방부가 진실공방을 벌이는 그 자체가 놀랍고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30일) 사드 발사대 4기 국내 반입이 충격적이라며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대통령이 충격이라고 한 발언 자체가 매우 충격적"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사드 1개 포대는 6기의 발사대로 돼 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지가 언제인데 이제 대통령이 알았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군 통수권자로서 핵을 막을 전략자산인 사드를 보안 속에 다루지 않고 정부가 국정감사하듯 조사를 지시하는 게 기가 막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출범 20일 밖에 안 됐는데 청와대와 국방부가 진실공방을 벌이는 건 코메디"라며 "만에 하나 보고 과정에서 미흡한 면이 있어서 사드 세부 사항은 한미동맹 차원에서 최고수준의 기밀인데 대통령이 조사를 지시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의도적으로 국방부를 다그치고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면서 "북한은 도발을 계속하는데 대통령은 국가안보 핵심 사안인 사드에 대해 스스로 문제제기하는 자해 형국"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제2야당인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비대위원회의에서 "전혀 새롭지 않은 사실을 마치 새로운 사실인 것처럼 격노하는 문 대통령에게 전 국민이 의아해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이미 지난 4월26일 언론 보도를 통해 사드 발사대 총 6기가 국내 반입된 것을 확인했다. 심지어 당시 민주당 문재인 캠프 박광온 공보단장은 이 사실에 대해 유감표명까지 했다"면서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까지 됐던 4기의 사드 발사대 수를 몰랐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상황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드 발사대 반입 문제를 통해 이낙연 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강경화, 김상조 등 고위공직후보자들의 납득할 수 없는 결격사유를 물타기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정치적 의도가 숨은 것은 아닌가"라며 "문 대통령의 사드 격노, 안보를 불안케 하는 문재인 정부의 시작이 아닌가 심히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 /사진=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각 로고


바른정당에서도 '인사청문회에 쏠린 이목을 딴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라는 의혹 제기에 가세했으며, '사드 배치 백지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북한이 매주 미사일을 쏘아대는 상황에서 사드를 갖고 이렇게 난리치는 것이 안보에 도움이 되느냐"라며 "총리와 장관 인사청문회에 쏠린 이목을 딴 곳으로 돌리려고 하는 좋지 않은 의도가 있는 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드는 발사대 6기가 한 세트이고 나머지 4기도 추가 도입한다고 밝혔고, 많은 언론들도 이동 상황을 보도했기 때문에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며 "청와대가 '보고가 없었다'고 질책하는 건 조금 과잉대응하는 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김세연 사무총장도 문 대통령을 겨냥 "(발사대 4기 반입 배치는)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항인데도 격노, 질책, 진상조사라며 논란을 키우는 게 사드 백지화를 위한 포석이 아닌지 사람들이 의심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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