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31일 강제송환·체포 후 연이틀 조사중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가 '럭비공'이라는 별명처럼 수사과정에서 일각의 예상을 깨는 발언을 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조사 첫날에 이어 둘째날인 1일 오전부터 정유라씨의 이대 부정입학·학사비리와 관련된 업무방해 혐의, 삼성 승마지원 등 제3자 뇌물수수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독일 부동산 구매에 따른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체포시한이 2일 오전4시8분까지이며 정씨가 이날도 자정을 넘기는 심야 조사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검찰은 이날 자정 전 신문 절차를 마치고 추가 보강조사를 위한 구속영장 청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최장 20일까지 조사기간을 추가로 확보한다.

정씨는 연이틀 조사 과정 내내 '모른다'거나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자주 하면서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정씨는 지난달 31일 입국 직후 기자들에게 "(본인을 위한 승마지원이라고) 딱히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는데 일이 끝나고 돌이켜 보면"이라면서 "잘 모르겠다. 저는 그렇게 어머니한테 들은 것이 있기 때문에…삼성전자 승마단이 지원하는데 6명 중 한명이라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며 말을 흐렸다.

   
▲ 정유라씨가 '럭비공'이라는 별명처럼 수사과정에서 일각의 예상을 깨는 발언을 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이대 입학특혜 및 학사비리 의혹과 관련해 정씨는 "학교를 안 갔기 때문에 당연히 인정한다"면서 "전공이 뭔지도 사실 잘 모르고…한 번도 대학교에 가고 싶어 한 적이 없어서 입학 취소에 대한 것에 대해서 드릴 말씀 없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정씨는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서 "어머니와 전 대통령님과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하나도 모른다. 일단 저는 좀 억울하다"며 "어머니 재판 내용을 하나도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해서 어떻게 되고 있는지 하나도 전해 들은 게 없다"고 답했다.

앞서 정씨는 현지언론 인터뷰와 덴마크 법원에서의 범죄인인도 청구거부 소송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어머니인 최씨가 모든 것을 처리했고 자신은 모른다며 줄곧 부인해왔다.

검찰의 정씨에 대한 이번 수사과정에서 정씨 본인이 어디까지 입을 열 것인지가 관건이다.

정씨 진술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새로운 범죄단서가 포착되거나 증거가 나타나는 경우 검찰은 수사를 확대하고 이를 즉각 박 전대통령 및 최씨 재판에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구속기소되어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최씨가 딸의 선처를 기대해 기존 진술과 다른 내용을 재판정에서 진술할지 여부도 향후 관련 재판의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정 씨는 체포 상태여서 검찰이 1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일 열린다. 법원의 구속 여부는 2일 오후 늦게나 3일 오전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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