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서민후보' vs 정몽준 '강북개발' 표밭갈이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정몽준 의원은 11일 각각 서민과 서울시 개발을 내세워 표심 잡기 경쟁을 벌였다.
 
특히 정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 대립각을 세웠고, 김 후보는 정 후보의 재벌 이미지와 대립되는 서민 후보임을 강조하면서 견제에 나섰다.
아울러 두 후보는 이혜훈 후보와 함께 나란히 서대문 문화체육관에서 진행되는 서대문 갑·을 구청장, ·구의원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에 참석해 당원과 국민참여선거인단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 박원순 시장과 정몽준 의원/뉴시스 자료사진
 
김황식 "나는 고관대작이 아니다"
 
김 후보는 정 후보의 '재벌' 이미지에 대항한 '서민' 후보임을 강력히 피력했다.
 
그는 이날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가사도우미와 도·소매업 종사자, 대리운전기사, 식당보조원, 대학 시간강사, 목욕관리사, 화물차 운전기사, 학습지 교사 등이 포함된 100인의 '서민행복자문단'을 발족했다.
 
김 후보는 "우문현답, '우리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정신을 갖고 많은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했다""선거 과정에서부터 여러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내가 시장이 된다면 현장에서 체험하는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문제 해결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제가 대법관과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지내서 서민의 삶과는 상관 없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나는 시골 출신이다. 서울에 18살 때 올라와 48년간 서울시민으로 살면서 스스로 성실하게 노력한 결과로 영광된 자리를 누린 것"이라며 "결코 고관대작(高官大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나섰지만 컷오프에서 탈락한 정미홍·강성현 전 예비후보가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정몽준 "나는 서울서 60년 산 사람" 박원순에 발끈
정몽준 후보는 도봉구 가인초등학교에서 녹색어머니회 교통 봉사에 참여한 뒤 창동 차량기지 이전부지 현장을 방문해 개발 공약을 점검했다.
 
그는 "강북은 북한산 국립공원도 있고, 수락산도 장점이다. 그걸 잘 활용하면 된다""강남과 대등한 강북이라는 표현은 잘못됐다. 상업지구가 되든, 주거지구가 되든 강남보다 좋게 하겠다. 사실 강북이 서울의 원조이지 않느냐"고 밝혔다.
 
특히 정 후보는 전날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자들과 만나 도시공공개발 정책을 설명하면서 "정 후보에게 얘기하라고 하면 아무 내용이 없을 것"이라고 공격한 것을 겨냥, 반격에 나섰다.
 
그는 "박 시장은 저에게 '뭘 알겠나'라고 말했지만 저는 서울에서 60년을 산 사람이고, 서울 국회의원이다. 서울에 애정과 관심이 있다""저는 경제학과 경영학을 공부했고, 서울을 어떻게 해야 잘 될지를 안다. (제가) 모른다는 얘기를 하지 말고 와서 적절한 수준의 업무보고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박 시장의 용산 사업과 경전철, 새빛둥둥섬, 간선도로 등도 거론하면서 "모든 중요한 사업은 지체시켰다""최소한 큰 사업의 방향은 제대로 잡아줬으면 하는게 제 생각인데 큰 방향을 잡은 게 오히려 반대로 잡았다"고 강력 비판했다.
 
백지신탁 놓고 신경전 가열
 
한편 정 후보는 백지신탁을 놓고 김 후보가 잇따라 공세를 펼치자 발끈하고 나섰다.
 
김 후보 측은 첫 TV토론 직후 연일 논평을 통해 정 후보의 주식 백지신탁 문제에 대한 "정 후보는 업무연관성이 없다고 강변할 게 아니라 백지신탁위원회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정직하게 밝혀야 한다"고 거듭 압박하고 있다.
 
이에 정 후보는 "김 후보 측 국어 실력이 그렇게 밖에 안 되는지 모르겠다. 여러번 절차를 밟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김 후보가 왜 최경환 원내대표가 하던 이야기를 그대로 하느냐. 최 원내대표와 김 후보가 좀 친한 것 같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