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인자 최룡해, 비서 감시받는 허수아비"

 
지난 9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1차회의에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승진해 '2인자'임을 과시한 최룡해가 비서들의 밀착 감시를 받는 '허수아비'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11일 보도했다.
 
북한 소식통은 "북한 간부층에서는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과거 실권이 없었던 연형묵과 비교하며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RFA에 말했다.
중국에서 연락이 닿은 이 소식통은 "최룡해가 최고 지위에 올라 마치 북한에서 실권자라는 일부 시각이 있지만 사실은 이와 다르다"면서 "평양의 믿을만한 사람으로부터 최룡해가 문서를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 최룡해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노동신문
 
그러면서 최룡해도 과거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까지 올랐으나 아무런 실권이 없었던 연형묵과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 전망했다.
 
연형묵은 1989년부터 3년 동안 북한 총리를 지내다 경제개혁을 둘러싸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불만을 사 자강도당 책임비서로 좌천됐다. 이후 다시 평양으로 소환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자리까지 올랐으나 언제나 비서들의 감시 속에 살아야 했다. 그는 2005년 췌장암으로 숨졌다.
 
이에 대해 북한 소식통은 "연형묵은 일정표를 짜주는 담당 비서의 승인 없이는 주변의 어떤 사람도 만날 수 없었다"면서 "오죽했으면 혁명화시기에 도와준 지인이 찾아가자 비서의 눈치를 보며 애써 모르는 체 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북한에서 지위가 올라간다고 해서 실세가 되는 게 아니라 그 실세를 뒤에서 감시하고 간부사업을 하는 조직지도부가 가장 높은 실세"면서 "지금 최룡해 총정치국장도 그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형묵에 대해 잘 아는 다른 고위층 탈북자도 "식량난 때 자강도당 책임비서를 하던 연형묵의 인기가 오르자 김정일은 그를 다시 평양에 복귀시켜 실권도 없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앉혔다"면서 "연형묵은 자기 인기 때문에 오히려 말년을 쓸쓸하게 보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일부 간부층에서는 "최룡해도 혁명화를 겪어서 이미 팔다리가 다 떨어졌다"면서 "하도 아첨끼가 많아 (김정은이) 써먹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있다고 전했다.
 
앞서 10일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RFA와 인터뷰에서 "최룡해는 북한 내에서 장성택 같은 정치인이 아니다""장성택은 자신의 세력을 규합하는데 관심이 많았지만 최룡해는 명령에 복종하는 이른바 '예스맨' 유형으로 자신의 지위 보전에 신경 쓰는 인물"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