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통일정책이 북한에 잘 먹히지 않으며 오히려 공격적인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독일의 라디오방송이 지적했다.

정상추(정의와 상식을 추구하는 시민네트워크)의 외신전문사이트 ‘뉴스프로’는 11일 독일 대표 라디오 방송인 도이체 벨레가 북한 전문가들과의 광범위한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정부의 통일정책이 확실한 노선 없이 지그재그 코스로 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 박근혜 대통령/뉴시스

도이체 벨레는 ‘Parks Schein-Offerte an Pjöngjang(북한에 대한 박 대통령의 가식적인 제안)’이라는 제목의 방송을 통해 “박 대통령이 독일 방문에서 극찬했던 독일식 모델에 따른 한반도 통일에 대해 북한전문가들이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 벨레는 박 대통령이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 지원, 사회 기반 시설 구축에 대한 원조, 그리고 남북한 주민들의 문화 교류를 가능케 할 시민사회 프로젝트’ 등 3가지 구체적인 제안이 일단 희망적이지만 북한에는 잘 먹히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영국 리즈대학의 북한 전문가 에이든 포스터-카터 선임연구원은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많은 제안을 연거푸 하며 마치 ‘총알을 쏘듯이’ 한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악랄할지라도 북한 정상과의 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엔나대학 동아시아 연구소 뤼디거 프랑크 교수도 “평양의 관점에서 보면 대통령의 연설은 한국정부가 같은 눈높이로 함께 협조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는 전혀 아니었다”면서 “박근혜대통령이 서독과 한국의 간호원, 광부 등의 교류는 이야기 했지만 북한과 동독의 활발했던 교류는 전혀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옛 서독과 남한 관계에 국한한 통일 방법이 ‘북한의 입장에서는 너희들이 이룬 것은 중요하지 않다. 너희들의 시작은 아예 잘못됐고 따라서 아무 가치가 없다’로 들릴 것이라는 독일의 선도적인 북한 전문가 뤼디거 프랑크의 말을 소개했다.

도이체 벨레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연설에 나타난 중심 메시지는 평양의 관점에서 본다면 잠재적으로 생존의 위협까지 제시한 것”이라는 에이든 포스터-카터의 말을 인용하며 “독일 연방은 한쪽이 다른 한쪽을 삼켜버린 것으로 그러한 비전은 북한의 지도층으로서는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시나리오인 것은 자명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이러한 제안에 대해 며칠 만에 공격적으로 분명한 대답을 했다”며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으로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분쟁중인 남과 북의 해상 경계에서 발포훈련을 실시해 남한을 자극하는 것으로 대답했다“고 보도를 마무리했다.

‘독일의 소리’로 알려진 국제방송 도이체 벨레는 라디오, 인터넷, TV로 송출되고 있으며 라디오 국제방송은 29개의 외국어로 전 세계로 방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