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선 ‘신사’ 오프로드에선 ‘터프가이’…중장년층 남성 ‘취향저격’
[미디어펜=최주영 기자]비가 추적추적 내린 지난 7일 오후. 임진강 주변 노면은 울퉁불퉁했다. 흙과 돌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차량이 그곳을 지날 때 몸은 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렸다. 하지만 내부에서 느껴지는 충격은 크지 않았다. 스티어링휠(운전대)만 단단히 쥐고 있으면 차량은 알아서 균형을 찾아냈다. 무전이 날아왔다. “G4 렉스턴은 거친 노면도 무리 없이 앞으로 나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차체의 강성을 한번 느껴보세요.” 대형 SUV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 쌍용자동차 대형 SUV 'G4 렉스턴'이 오프로드를 달리고 있다. /사진=쌍용차 제공


쌍용자동차가 진행한 ‘G4 렉스턴’ 시승행사에서 대형 SUV G4렉스턴을 타고 경기도 ‘엠블호텔 고양’을 출발해 인근 파주 오프로드를 다녀오는 왕복 120km 코스를 달려봤다. 

G4 렉스턴은 중장년 남성층의 전폭적인 지지로 출시 전부터 사전계약 5000대를 달성하며 큰 관심을 모은 모델이다. 지난달 1일 출고를 기점으로 모하비 판매량(1783대)을 크게 앞서며 일 평균 500대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계약 고객의 절반이 출고가 4510만원의 최상위 트림을 선택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G4 렉스턴의 첫 인상은 마치 한 마리의 ‘황소’ 같았다. 일단 기존 렉스턴보다 더 큰 차체와 단단한 외형이 압권이었다. 차체를 둥글게 다듬어 세련미를 강조했던 렉스턴W와 달리 G4 렉스턴은 다소 각진 디자인으로 다소 투박함이 묻어난다. 

후면 중앙에는 G4를 상징하는 날개 형상의 엠블럼을 부착해 디자인에 포인트를 줬다. 세련된 디자인의 헤드램프를 장착했고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G4 렉스턴에 대해 “파르테논 신전의 비율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 적용됐다”고 쌍용차는 강조했다. 

   
▲ G4렉스턴 탑재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 등 내부 인테리어와 편의사양들 /사진=미디어펜
   
▲ 계기판 연비는 ℓ당 11.7km로 나타났다. /사진=미디어펜


실내는 생각보다 여유로웠다. 평소 준중형차량을 운전하는 기자가 착석해보니 가로로 확 트인 전방 시야가 주행감을 배가시킬 법하다. 등받이 각도도 조절할 수 있어 승객의 편안한 탑승이 가능하다. 트렁크는 4개의 골프백을 실을 수 있을 정도로 넓게 만들어졌다. 트렁크 하단에는 파티션이 있어 공간을 나눠 사용할 수도 있다. 

주행감은 나쁘지 않았다. 먼저 엠블호텔을 빠져 나와 자유로를 달렸다. 비가 와서 노면이 미끄러웠지음에도 차체가 흔들리지 않고 묵직하게 치고나갔다. G4 렉스턴은 실용 구간에서 최고의 토크를 발휘할 수 있는 ‘EURO 6 LET 엔진’을 적용해 국토의 70%가 산이고, 항상 교통 정체가 심한 한국 지형에 대비했다. 

또 디젤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정숙함이 돋보였다. 외부 소음을 막는 특수 유리와 공기저항계수를 줄여 풍절음을 최소화한 덕분이다. 

악셀을 밟자 대형 세단을 타는 수준으로 달리는 힘이 대단했다. G4 렉스턴은 4기통 2.2 디젤 엔진과 메르세데스-벤츠 7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kg ·m의 힘을 낸다.  실제 주행 경험은 제원상 느껴지는 동작보다 초반 민첩성은 조금 떨어지나 중고속에서 고속영역으로 이어지는 속도감이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의 거침없이 파워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 임진강 주변 오프로드 코스에서 대기중인 G4렉스턴 차량들 /사진=미디어펜


온로드에서 정숙함을 연출하던 G4렉스턴은 오프로드 구간으로 들어서자 마자 질주 본능을 드러냈다. G4 렉스턴은 진흙탕을 건너는 순간에도 바퀴의 구동력을 적당히 배분하며 효과적으로 극복해냈다. 차의 프레임 타입이 주는 안정성과 4륜구동 시스템의 성능을 타는 내내 체감하며 쌍용차가 왜 SUV의 명가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서스펜션 세팅은 SUV 차량이지만 패밀리카 성향에 맞춰져 승차감은 2,3열에서도 줄곧 부드럽다. 운전대를 잡고 장시간 운전을 해봐도 적당히 노면 정보를 걸러주는 세팅과 고속 크루징의 안정성, 편안한 시트로 인해 피로감이 덜하다. 이를 통해 불규칙한 노면 상황에서도 최적의 승착감와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더했다고 쌍용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약 120km의 주행 후 G4 렉스턴의 계기판 연비는 11.7km/ℓ를 기록해 배기량을 감안하면 비교적 만족스러운 수치를 보였다. G4 렉스턴은 럭셔리 (3350만원), 럭셔리 프라임(3620만원), 마제스티(3950만원), 헤리티지(4510만원) 등 4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며 평균가 4000만원이다.

   
▲ 쌍용자동차 대형 SUV 'G4 렉스턴'이 일반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쌍용차 제공


쌍용차가 G4 렉스턴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지난해 하반기 티볼리 판매호조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쌍용차는 올해 G4렉스턴을 통해 대형 SUV 시장의 한 획을 긋겠다는 각오다.

이날 시승행사에 참석한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 또한 기자들 앞에서 G4 렉스턴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취임한 최 사장은 소형 SUV 티볼리 열풍을 앞세워 쌍용차 판매대수를 15만대에 육박하는 14만4764대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최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티볼리 10만대 규모와 G4 렉스턴이 5만대, 내년 출시될 럭셔리 픽업이 5만대 규모를 갖춘다면 총 20만대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며 "이렇게되면 공장 생산능력인 24만대를 감안, 안정적인 흑자구조가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티볼리의 경우 쌍용차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새로운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나 가격대가 낮다보니 수익성은 떨어지는 편"이라며 "G4 렉스턴의 경우 평균 단가가 4000만원대로, 회사 수익성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