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일방통행식 靑 초청 예의 어긋나…밥먹고 사진찍는게 협치?"
"김이수 본회의 인준절차 밟더라도 강경화·김상조는 靑이 조치해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은 여야의 '청문회 정국' 대립이 고조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상임위원단과의 청와대 오찬 회동을 제안한 데 대해 "부적격자로 드러난 사람들을 임명 강행하려는 기미가 보이는 데 회동에 동의해줄 수 없다"고 불참 의사를 전했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동의를 요청하고자 국회를 찾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내방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당일 오전 당 소속 상임위원장들과 회동을 갖고 취합한 의견이라고도 밝혔다.

한국당 소속 상임위원장은 아직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우택 권한대행 본인을 비롯해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 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 이진복 정무위원장, 신상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이철우 정보위원장, 유재중 안전행정위원장 등 7명이다. 유재중 위원장을 제외한 6명이 회동에 참여했다.

   
▲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사진)는 9일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동의를 요청하고자 국회를 찾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내방 직후 기자들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국회 상임위원장단과의 오찬 회동 불참 의사를 밝혔다./사진=미디어펜


정 권한대행은 "상임위원장단이 오찬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게 당 입장"이라며 "두 번째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아마도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다수결에 따라 결정되는 것을 어떻게 (저지)할 수 있겠나. 그러나 강경화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해 안 된다는 입장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쪽(청와대)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위해 외교부 장관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했는데, 한미 정상회담이 중요한 건 알지만 여러 가지 도덕적 흠결로 야3당이 전부 부적격자로 인식하고 있는데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김상조 후보자도 재벌개혁을 위해 학자로서 많이 활동해온 걸 알지만, 그 분이 아니라면 이 나라 재벌을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게 아니다"며 "적어도 김이수 후보자는 (국회 차원에서 진행되는) 본회의 인준절차 과정을 밟더라도 두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분명한 조치를 청와대에서 빠른 시일 내 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 권한대행은 앞서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도 "독선과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고집하는 한 일방통행식 국정에 들러리서기 어렵다"며 "국회에서 부적격 판정이 난 인물 임명을 강행하려 하면서 여야 상임위원장을 불러 밥을 먹자는 게 과연 진정한 소통인가"라고 청와대를 맹비판했다.

아울러 "야당의 목소리에 귀도 안 기울이고 밥만 먹고 사진 찍는 게 진정한 협치인가"라며 "일방통보식 청와대 오찬 초청은 예의에도 어긋나고 상황에도 맞지 않다. 대통령 혼자 원맨쇼하듯 하는 정치는 결코 생명력이 있을 수 없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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