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조 과정 소상히 체험…'가이드 투어' 예약 가능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자동차 없는 도시를 상상할 수 있을까. 부자들의 소유물이던 자동차가 '필수품'이 됐고, 이동수단에 불과했던 것이 개인의 개성을 드러내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자동차를 보고 듣고 느끼는 새로운 여행'이라는 기치 아래 지난 4월 오픈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은 개관 2달 만에 누적방문객 4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760명이 방문한 셈이다. 지방 공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수도권 내에서 쇳물에서 부터 자동차가 완성되는 전 과정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의 강점이다.

   
▲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입구 /사진=미디어펜

이곳은 입구에서부터 현대자동차가 어떤 브랜드인지 '아우라'로 느낄 수 있다.

우주선 형태로 만들어진 건물에 한번 놀라고, 1층 상설 전시관 마련된 로봇 춤에 두번 놀란다. 자동차 차체를 조립하던 로봇 팔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시선을 빼앗기고 만다.

서울 강남과 하남, 코엑스에 이어 국내에서 4번째로 오픈한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홈페이지를 통해 '가이드 투어' 예약이 가능하다. 사전 예약이 마감되지 않는 경우에 한해 1층 로비 안내데스크에서 현장 접수를 할 수도 있다.

   
▲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L층 로비 /사진=미디어펜

가이드투어 프로그램은 자동차의 제작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체험할 수 있게 꾸며졌다. 차량 강판 제작을 위해 쇳물을 녹이는 과정부터 부품조립, 디자인 등 자동차가 제조되는 과정을 터치스크린과 3D 영상, 사운드 등 첨단 멀티미디어를 통해 간접체험을 한다.

예약 시간에 맞춰 1층 로비에 도착하면 '스토리텔러'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통상적으로 안내원, 가이드라 불리는 이들이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스토리텔러'라 불리는 것이 스튜디오의 특색을 반영한다. 자동차 제작과정에 이야기를 더해 고객과 '소통'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엿보인다.

하나의 자동차가 만들어지기 위해 강철은 그렇게 녹았나보다. 자동차 생산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철을 직접 만져보고, 영상을 통해 용광로에 녹아내리는 철을 보는 것으로 투어가 시작된다. 강철 덩어리가 자동차로 완성되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담아낸 것이 흥미롭다.

   
▲ 춤추는 로봇 /사진=미디어펜

커다란 로봇 팔이 '이잉 치크' 소리를 내며 자동차 강판을 이어 붙이며 쇳물이 자동차의 형상을 갖춰간다. 기계의 능력에 감탄하면서도 그보다 더 위대한 것은 로봇을 구현시킨 인간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자동차가 도장과정까지 완료가된 것을 관람하고 나면 지하 1층에서 수십개의 에어백이 조명의 화려함을 통해 예술로 재탄생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안전을 책임지는 에어백이 아름다운 전시물로 변모한 것이 감탄을 연발하게 한다.

에어백 작품 옆에는 지붕을 제거한 자동차가 벽에 붙어있다. 스토리텔러가 버튼을 누르면 순식간에 에어백이 펼쳐진다. 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보기 힘든 그것이 터지는 순간,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다음 코스에서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현대의 노력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영상이 끝나면 한쪽 구석에 충돌 후 파손된 자동차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안전 운전해야 한다"는 다른 관람객의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 지하 1층에서 볼 수 있는 수십 개의 에어백은 조명의 화려함을 통해 예술로 재탄생했다. /사진=미디어펜

현대차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움직임으로부터 디자인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그것을 수천개의 알루미늄 기둥으로 표현한 '디자인 체험공간'은 말 그대로 신비롭고 환상적이다. 더욱이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알루미늄 기동이 움직이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이런 신비로움에 끝나는 것이 아쉬워 오랫동안 멈춰있는 알루미늄 기둥을 바라보았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의 마지막은 현대자동차의 모터스포츠팀 i20가 만들어지고 WRC에 참여해 우승하기까지의 여정을 4D 영화로 볼 수 있는 곳이다.  WRC 체험관은 이곳의 하이라이트다. 박진감 넘치는 고속의 스피드 경쟁을 간접적으로 몸소 체험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장소다. 

자동차 제작 공정부터 스릴 넘치는 WRC 체험을 끝내고 나오자 스토리텔러가 "잠시 앉아서 몸을 추스르시라"고 조언한다. 체험이 리얼하다 보니 두통을 호소하는 손님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놀이공원 못지않게 박진감 넘친다는 평가가 주를 잇는다.

지난해 현대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36%에 그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현대차의 의지는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

   
▲ 로보트가 자동차에 색깔을 입히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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