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요율 0.5% 거부…"매각 실패시 박 회장 경영권 재신임" 거론
[미디어펜=최주영 기자]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금호’ 브랜드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기존 사용요율인 연 0.2%를 받아들일지 회신을 요청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 대상인 중국 업체 더블스타는 박 회장의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답변 시한은 오는 16일이다.

   
▲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금호’ 브랜드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기존 사용요율인 연 0.2%를 받아들일지 회신을 요청했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금호산업 측이 지난 9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금호 상표권 사용 조건에 대해 사실상 “수용할 수 없다”고 방침을 정했다. 

산은 관계자는 “박 회장 쪽이 지난 9일 새로운 안을 제시한 이후 주말에 더블스타와 컨퍼런스콜을 통해 의사 조율을 했으나 더블스타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협의회에서 이 내용을 논의한 결과 국가경제적 측면과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선 이번 매각안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데 공감하고 박 회장 쪽에 기존 안 그대로 상표권 사용에 협조해 달라고 다시 요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금호산업은 앞서 지난주 이사회를 열고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 대비 0.5% 사용요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을 조건으로 금호 상표권을 허용하겠다는 최종안을 결의했다. 

금호산업은 “다른 기업의 유사 사례 등을 고려한 시장가치, 금호아시아나그룹 외 다른 회사에 대한 상표권 부여로 인한 유지‧관리‧통제 비용 증가, 20년간 독점적 상표 사용 보장 등을 고려해 조건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상표권 사용 관련해 '5+15년 사용', '매출 대비 0.2% 고정 사용요율', '독점적 사용', '더블스타의 일방적 해지 가능' 등 기존안과 일치하는 내용을 공문을 통해 박삼구 회장 측에 전달했다. 

업계는 채권단이 기존 안의 수용을 재차 압박하면서 박 회장 쪽에 다시 공을 넘긴 셈이어서 당분간 금호그룹과 채권단의 힘겨루기가 예상된다는 반응이다.

채권단은 16일까지 박삼구 회장이 채권단의 요구를 재차 수용하지 않을 경우 '매각 방해 행위'로 간주하고 경영권 박탈 및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 연장을 거부할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최종 매각을 포기할 경우 박 회장의 경영권을 절차에 따라 재신임하고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등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