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삼성고시' 어려워졌다…10만 응시생들 '당혹'

 
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위한 삼성직무적성검사(SSAT)가 13일 전국 85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열렸다.
 
이른바 '삼성 고시'라고 불리는 SSAT는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서울 73개, 지역 12개 중·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치러졌으며 약 10만 명이 응시했다 
 
   
 
 
SSAT 응시자 수는 보통 지원자의 70~90% 수준으로, 올해는 다른 대기업과 필기시험이 겹치지 않아 응시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SSAT는 ▲언어 ▲수리 ▲추리 ▲상식 ▲시각적사고 등 5개 과목에서 160문제(500점 만점)가 출제됐다. 문제 수는 기존의 175문항에 비해 줄어들고 시간은 140분으로 동일하지만 보다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문항 비중이 확대돼 난이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삼성그룹은 이번 SSAT부터 종합적 사고능력과 창의력을 보유한 우수인재가 고득점할 수 있도록 종합적, 논리적 사고를 평가하는 문항을 확대했다.
 
 지식과 암기력 중심에서 논리력 중심으로 개편, 암기나 정답 가려내기 연습이 아닌 오랜 기간의 독서와 경험을 통해 개발되는 논리적 사고력 등을 평가한다는 것. 상식영역은 인문학적 지식, 특히 역사와 관련된 문항을 늘려 역사에 대한 이해를 지닌 우수인재가 선발되도록 했다.
 
 삼성 관계자는 "SSAT 문항 영역에 공간지각력 항목을 추가하고 기존의 언어·수리·추리 영역의 문제도 논리력과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내용으로 문제를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바뀐 시험유형에 당혹스러워 하는 표정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에 지원한 이모씨(25)는 "한자는 나오지 않았고 언어영역도 생각보다 괜찮았는데 새로 추가된 공간지각능력이 정말 생소했다"며 "특히 공간지각영역과 추리영역은 반도 못 맞힌 것 같아 시험 결과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삼성전자 지원자인 최모씨(27)도 "학원을 다니며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는데 기존에 보지 못했던 도형 형태의 문제가 나와 이해하는데도 시간 많이 걸렸다"며 "전반적으로 단기간 벼락치기 공부로는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아졌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SSAT는 기존 시험과 유형이 달라진데다, 삼성그룹의 채용제도 개선 시도가 무산된 뒤 치러지는 첫 시험이어 특히 관심을 끌었다.
 
 삼성은 올 초 SSAT 응시 인원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대학 총장추천제, 서류심사 도입을 골자로 한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선안을 마련했지만 사회적 반발에 가로막혀 시행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이번 상반기 공채는 지난해 처럼 기존 방식대로 진행하고 SSAT 내용만 개편키로 했다.
 
 한편 삼성은 SSAT에서 최종 채용 인원의 2~3배수를 뽑아 5월 중 면접과 6월 건강검진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SSAT 합격자 발표는 이달 말 삼성그룹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www.samsungcareers.com)'에 공고된다. 삼성그룹은 올 상반기 4000∼50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