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여자는 보완재' '대한민국 조국 강요' '자살자는 패배자'…청문회서 어떤 해명?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저서, 기고문 등에 실린 어록으로 부적절한 성 인식과 국가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성매매와 자녀 이중국적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대목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안경환 후보자가 지난 해 쓴 '남자란 무엇인가'에는 "남자의 세계에서는 술이 있는 곳에 여자가 있다", "술과 여자는 분리할 수 없는 보완재"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난교는 남자의 생래적 특징", "여자는 일생동안 300개 정도의 난자를 생산할 뿐"이라는 언급도 있다. 성매매에 적발된 부장판사 사건을 두고 "그 불행한 판사"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한국의 어머니가 대부분 그러하듯 자녀교육에 몰입한 나머지 남편의 잠자리 보살핌에는 관심이 없다"고 남편 측을 두둔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자는 "종합적인 내용은 독자의 판단에 맡긴다"며 "상세한 입장은 청문회때 말씀드리겠다"고 해명했다. 성매매에 대해 '여성을 착취하는 악의 제도'라고 적시했다는 점 등을 들어 여성비하 의도가 아니라는 취지로 항변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는 또 2000년 저서 '셰익스피어, 섹스어필'에서 미국에서 태어난 아들에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조국으로 섬기도록 강요받게 되겠지만 너에게는 아메리카라는 또 하나의 조국이 있다. 미국이라는 조국은 너의 충성을 애써 요구하지 않을 것"며 "굳이 대한민국만이 너의 조국이라고 고집하지 않겠다. 아비는 조국 대신 타국을, 사회적인 삶 대신 개인적인 삶을 동경해왔다"고 적은 바 있다. 한국 국적 선택을 '강요받는' 것으로 인식해 국가관 논란을 낳았다.

안 후보자의 아들과 딸은 부인인 박순련 순천대 교수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교수로 재직할 때 출산해 미국·한국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20세 아들은 한국 국적을 유지한 채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아 입대할 뜻을 밝혀 둬 문제될 것이 없고, 딸은 아직 국적을 선택할 나이가 되지 않아 복수국적이라는 게 안 후보자 측 해명이다.

이밖에 노인을 '루저'로, 자살자를 '패배자'로 규정한 대목이 발견돼 사회적 약자 배려 부족 논란을 낳았다.

안 후보자는 '남자란 무엇인가'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 대통령의 죽음을 언급한 뒤 "검찰조사를 앞두고 자살을 택하는 정치인이나 기업가들은 이기적인 죽음이 아니라 이타적인 죽음으로 포장되기도 한다"며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건 모든 자살자는 패배자라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6월 낸 일간지 기고문에서는 "어느 틈엔가 산은 일터 잃은 노인들의 경로당으로 전락했다. 시쳇말로 세월에 밀려난 '루저'들의 술 냄새가 진동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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