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판매 현장 가보니 보조금 경쟁 여전
방통위 모니터링 강화에도 대놓고 페이백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갤럭시S8을 2년 약정, 69요금제, 현금완납 조건으로 44만원에 드립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출시 이후 보조금 대란이 일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나섰지만 서울의 휴대폰 판매 중심인 테크노마트에서는 불법 보조금 경쟁이 여전했다. 

   
▲ 14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매장에서 점원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최근 서울 신도림과 강변 테크노마트 등 휴대폰 매장이 밀집된 대형 상가를 직접 찾아가 확인한 결과다.

강변 테크노마트 6층 한 휴대폰 매장. 매장 직원은 출고가 93만5000원짜리 갤럭시S8로 기기변경시 2년 약정, 69요금제 조건으로 현금 44만원만 내면 바로 구입할 수 있다고 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4조 1항에서는 '휴대폰에 대한 지원금을 최대 33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다'(단말기 지원금 상한제)고 규정하고 있다. 

갤럭시S8의 경우 공시지원금이 최고 26만4000원(LG유플러스 10만원대 요금제)이다. 여기에 유통점이 고객에게 주는 추가 지원금이 공시지원금의 15%를 넘을 수 없는 점을 고려할 때 합법적으로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추가 지원금 혜택은 최대 3만9600원이다. 

최대 공시지원금으로 계산을 해도 소비자가 갤럭시S8을 가장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은 63만1400원이다. 판매자가 제시한 금액보다 20만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LTE 가입자 비중이 가장 높은 6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하면 실 구매가는 더욱 올라간다. 6만원대 요금제에서 갤럭시S8의 최대 공시지원금은 15만8000원이다. 추가 지원금 최대치인 2만3700원을 할인폭에 더해도 구매가격은 75만3300원이나 된다. 판매자가 제시한 44만원보다 31만3300원이나 높다.

   
▲ 14일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찾은 손님들이 입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공시 지원금을 넘어선 추가 할인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판매자에게 되묻자 자세한 언급은 피한 채 "저희가 빼 드리는 거죠"라는 두루뭉술한 대답만 돌아왔다. 결국 가입자 확보를 위해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도림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매장을 돌아본 결과, 강변 테크노마트와 같은 조건으로 갤럭시S8이 50만원대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한 매장에서는 "페이백을 즉시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합법적인 금액 내에서 계약서를 작성하고, 일부 금액을 구매자의 통장으로 돌려주겠다는 것. 즉 계약서상 구입 금액은 67만원으로 기재하고, 27만원을 그 자리에서 지급하는 식이다.  

한 판매자는 "이달 초 번호이동 대란 때 갤럭시S8이 10만원 후반대에 풀렸었다"며 "그 가격을 기대하고 오는 분들이 많은데 지금은 그렇게까지는 못해드린다"고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직영점의 경우 단속이 가능하지만 일반 매장에서 지급되는 불법보조금까지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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