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제약 부문 핵심 산업 투자..."유럽 시장 등 글로벌 시장 확대 가속화"
[미디어펜=최주영 기자]SK그룹이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전격 인수한다. SK는 BMS와의 시너지를 통해 사업확장을 가속해 2020년 기업가치 4조원 규모로 성장한다는 비전도 함께 발표했다.

18일 SK그룹은 "생명공학 분야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이 아일랜드 스워즈(Swords)시에 위치한 BMS의 대형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BMS 스워즈(Swords) 생산시설 전경 /사진=SK바이오텍 제공


이번 인수로 SK바이오텍은 현지 생산설비와 전문인력은 물론 BMS의 합성의약품 공급 계약과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공급 계약까지 가져오게 된다.

130년 전통의 BMS는 지난해에만 190억 달러(약 21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대형 글로벌 제약업체로, SK바이오텍은 지난 10년간 이곳에 원료의약품을 공급해온 주요 공급사 중 하나다.

특히 스워즈 공장에서 생산되는 원료의약품은 최근 인구 고령화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항암제, 당뇨치료제, 심혈관제 등으로 시장 전망이 밝은데다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기대했다.

BMS는 자사가 판매 중인 주요 제품의 공급 계약까지 넘긴다는 점 때문에 회사 신뢰도를 감안해 매각 과정에서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인수업체를 선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은 아일랜드 정부 및 아일랜드 투자청(IDA)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성사된 것인 만큼 추후 유럽 내 사업 확장에도 지속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설비를 통째로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SK그룹은 이를 계기로 유럽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핵심 성장산업인 바이오·제약 부문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BMS의 공장 매각은 합성의약품 분야에서 전문 위탁생산업체(CMO)에 생산을 맡기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노바티스도 지난 2010년 이후 25개 생산시설을 매각하는 등 최근 CMO에 생산을 맡기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바이오·제약 분야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뚝심 있는 장기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그룹 차원의 지원에 힘입어 SK바이오텍은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조5천억원, 기업가치 4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MS가 보유한 글로벌 판매망과 생산 노하우가 SK바이오텍의 기술력과 만나 미래성장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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